비야, 16강전 결승골 등 ‘킬러본능’ 4골 득점선두…스페인 8강 이끌어호날두, 몸값 1700억원 체면 구겨 월드컵 단 1골 굴욕…매너도 눈살
다비드 비야(29·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5·레알 마드리드), 두 스타의 희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엇갈린 운명처럼 극명하게 대비됐다.‘해결사’ 비야는 30일(한국시간)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남아공월드컵 포르투갈과 16강전에서 후반 18분 결승골을 넣으며 스페인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스페인이 조별리그 3경기에서 얻은 4골 중 홀로 3골을 기록했던 비야는 이로써 4골을 마크하며 곤살로 이과인(아르헨티나), 16강에서 탈락한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비테크와 함께 득점 공동 1위로 뛰어 올랐다.
프리메라리가에서 매 시즌 15골 이상을 터뜨리며 기복 없는 활약을 펼친 비야의 진가는 월드컵이 진행될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비야는 후반 16분 오른쪽 골포스트를 향해 감아 찬 공이 살짝 빗나가는 등 수차례 포르투갈 문전을 위협했고, 2분 뒤 상대 골키퍼와 1-1 상황에서 마침내 포르투갈의 골망을 흔들었다.
비야가 포르투갈전에서 날린 7개 슛 중 유효슈팅은 5개나 됐고, 그 중 하나는 스페인의 8강행을 결정짓는 천금같은 결승골이 됐다.
비야는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스페인이 10전 전승으로 본선 진출권을 따는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10경기 중 7경기에 출장, 7골을 넣었다. 비야는 스페인이 44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2008유럽선수권에서도 4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현재의 컨디션이라면 생애 첫 월드컵 득점왕은 물론이고 조국에 사상 첫 월드컵 우승 영광까지 안길 가능성이 높다.
비야와 달리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1700억원의 사나이’ 호날두는 그야말로 스타일을 구겼다. 전반 27분 트레이드마크인 무회전 프리킥으로 잠시 이름값을 하기도했지만, 팬들이 원하던 기대치에는 한참 모자랐다. 조별리그 북한전 1골이 그가 이번 대회에서 뽑은 유일한 골.
실력뿐 만 아니라 매너에서도 실망감을 안겨줬다. 2006년 독일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동료 발을 밟은 웨인 루니의 행동을 심판에게 고자질, 루니의 퇴장을 이끌어낸 뒤 포르투갈 벤치를 향해 윙크를 해 한동안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그는 이번에도 구설에 올랐다.
스페인전이 끝난 뒤 그는 TV 카메라를 향해 침을 뱉는 포즈를 취했고, 곧이어 “8강 탈락 이유는 감독에게 물어 보라”고 퉁명스럽게 답변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