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자신감…최나연이 달라졌다

입력 2010-07-12 08: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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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오픈 아쉬운 준우승

경기내용 완벽…무서운 추격
“이젠 더 이상 새가슴 아니다”
미국 크리머 정상…통산 9승


최나연(23·SK텔레콤)이 달라졌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던 ‘새가슴’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최나연은 12일(한국시간) 끝난 제65회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은 놓쳤지만 마지막 날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분명히 달라졌다는 증거다. ‘조금만 더 힘을 냈더라면 우승까지도 넘볼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날 최나연의 경기는 흠잡을 수 없을 만큼 완벽했다.

단지 우승을 차지한 폴라 크리머(미국)가 조금 더 잘했을 뿐이다.

2년 전, 최나연의 모습은 이날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달랐다.

에비앙 마스터스 최종일 경기에서 3타차로 앞서다 막판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동타를 허용했다. 연장으로 끌려간 최나연은 결국 헬렌 알프레드손(스웨덴)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지금은 아니다. 똑같은 준우승이지만 내용이 다르다.

공동 7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최나연은 이날 무서울 정도로 뒷심을 발휘했다. 어렵기로 소문난 오크먼트 코스에서 전반 9홀에만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성공시키며 5타를 줄인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최나연은 2008년 데뷔 때부터 이어온 연속 컷 통과 기록을 6월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더 이상 잇지 못했다. 65번째 대회 만에 처음으로 컷오프 됐다. 이 기록은 최나연이 가장 애지중지해온 기록이어서 스스로도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최나연은 바로 다음 대회인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했다.

경기를 끝낸 최나연은 “어려운 코스였는데 오늘은 티박스가 앞으로 당겨져 거리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비가 온 뒤라 코스도 부드러워 공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 좋겠지만 타수차가 많이 나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크게 의식하지 않고 대회마다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나연은 1주간 휴식을 취한 뒤 유럽으로 건너가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에비앙 마스터스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준비한다. 에비앙 마스터스는 최나연에게는 아픔이 서려있는 대회다. 이번이 설욕할 기회다. 최나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호흡을 맞춘 캐디 폴 푸스코가 처음 경험하는 코스여서 경험 많은 내가 가르쳐 줘야 한다”며 웃었다.

폴라 크리머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우리 선수들은 막판 뛰어난 집중력을 보이며 상위권을 점령했다.

김인경(22·하나금융)은 2오버파 286타로 4위, 양희영(20·삼성전자)과 신지애(22·미래에셋)는 합계 3오버파 287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2008년 이후 2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섰던 박인비도 3타를 줄이면서 합계 5오버파 289타로 공동 8위로 경기를 마쳤다. 김송희(22·하이트)는 6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합계 7오버파 291타로 전날 공동 37위에서 1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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