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넥센 감독(오른쪽)과 이만수 SK 2군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레전드 올스타’ 행사에서 시구를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대구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만석 낙후구장엔 씁쓸함이…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올스타전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특히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식전행사로 마련된 ‘삼성 라이온즈 레전드 올스타’와의 만남이었다. 우익수 장효조, 중견수 장태수, 좌익수 이종두, 1루수 김성래, 2루수 강기웅, 3루수 김용국, 유격수 류중일, 지명타자 박승호, 포수 이만수, 투수 김시진 등 1980·1990년대 삼성의 전성기를 이끈 추억 속 스타들이 차례로 호명되면서 자신의 포지션에 자리를 잡자 팬들은 환호성과 함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시구 후 김시진-이만수 배터리가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마운드에서 뜨겁게 포옹하는 장면은 과거와 현재의 포옹처럼 느껴졌다. 그들을 보며 올드팬들은 감회에 젖었고, 젊은 팬들은 야구역사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1만석 규모의 낙후된 구장 시설은 여전히 가슴 아픈 현실로 다가왔다. 이미 7일 온라인 예매표 8500장이 2시간40분 만에 매진된 상태에서 이날 현장판매분 1500장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팬들은 아침부터 줄을 서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13년 만에 대구에서 열린 올스타전. 그러나 팬들은 매표 시작 58분 만에 ‘매진’ 푯말이 걸리자 허탈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진정한 축제를 담아낼 반듯한 구장이 대구에는 언제쯤 들어설까.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