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이대호·홍성흔 롯데 집안싸움에 묻혀“저와 제 아내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요.”
LG 이진영(30·사진)은 요즘 ‘남몰래’ 참 잘 하고 있다.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릴 기세다. 29일 경기 전까지 타율이 0.350. 롯데 이대호에 이어 당당한 타격 2위다.
하지만 이대호와 홍성흔의 치열한 집안싸움에 밀려 그다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가족들끼리만 알고 우리끼리 축하한다”는 이진영의 농담도 그래서 나왔다.
단순히 시즌 타율만 높은 것도 아니다. 득점권 타율이 3할6푼대로 전체 3위다. 이진영은 “나도 나름대로 잘 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쑥스럽게 항변했다.
이진영은 최근 LG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4∼5월에는 허벅지 부상으로 2군 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6월 이후 4할대 타율의 고공비행을 시작했다.
LG가 4강 싸움에서 뒤처지지 않고 본격적으로 고삐를 당기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홈런 7개 중 5개도 모두 두 달 사이에 터뜨렸다.
특히 최근에 첫 딸이 태어난 후에는 더 성적이 좋아졌다. 7월 한 달 타율이 0.437에 달할 정도다.
친정팀 SK와의 후반기 첫 3연전에서도 빠짐없이 알토란같은 안타를 터뜨리며 팀을 도왔다. 13연속경기 안타 기록은 덤이다.
이진영은 “아직은 아빠가 됐다는 게 잘 실감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복이(태명. 아직 딸의 이름은 정하지 않았다)’가 복을 몰고 온 건 맞는 것 같다”면서 “주자가 있을 때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오복아, 아빠를 도와 다오’ 하면서 나답지 않게 기도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맹타의 비결은 ‘가장의 힘’이라는 뜻이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