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김 1000원 김밥집 사진 감동…할머니들 좌판 통째로 사가기도

입력 2010-08-17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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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앙드레 김 생전 모습.

고 앙드레 김 생전 모습.

“시장 할머니 좌판 앞에 쪼그려 앉아 모두 사주시던 분.”
“시장 할머니 좌판 앞에 쪼그려 앉아 모두 사주시던 분.”

지난 12일 한국 패션계의 거목 앙드레 김은 세상과 작별했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직 고인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고인이 천안공원 묘역에 안치된 15일 이후에도 일부 연예계시판에는 앙드레 김의 생전 사진과 추모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며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떡볶이 좋아하는 앙드레김 김밥천국 가던 날’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한 게시물에는 특유의 백색 의상을 입은 앙드레 김이 정장차림의 경호원들과 함께 작은 분식집을 찾은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국제적인 패션 디자이너이자 한국 문화 전도사로서 세계 패션 산업 곳곳을 누비는 그가 소박한 김밥집에서 자연스럽게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미 몇 년전에도 화제를 모은 이 사진을 다시 접한 누리꾼들은 “소박하면서 영혼이 맑은 분인 것 같다. 김제동씨 말처럼 천국에 가서 선녀들 옷을 디자인 하는 사람이 됐을 것 같다”, “화려해 보여서 고급레스토랑을 즐겨찾으실 것 같았는데... 화려함 뒤 소박함이 느껴지는 분”, “생전에도 떡볶이를 좋아하셨다고 한다”며 새삼 고인의 소탈한 성품을 칭찬했다.

사진 아래 댓글에는 고인을 직접 보고 들은 목격담도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대형마트 푸드코트에 딱 이런 분위기로 경호원들과 함께 오셔서 분식을 드시고 가셨다”, “5천원 이상하는 점심은 잘 드시지 않았다고 한다”, “할머니들이 좌판에 고구마, 호박 한 무더기씩 펼쳐 놓고 팔면, 선생님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얼마냐’ 물으시고 다 사가시곤 했다”, “제가 자주 가던 재래시장 떡집에 자주 오셨다” , “클래식 공연이 지금보다 훨씬 대중적이지 않았을 때 음악기획사에서 일했는데 선생님이 공연 표를 무더기로 사서 지인들을 나눠 주고 본인도 관람하셨다. 진정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신 분이었다” 등의 사연을 올리며 고인이 스타들 뿐 아니라 주변 이웃들과 맺었던 친근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1962년 국내 최초 남성 디자이너로 주목받았던 앙드레 김은 해외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도 디자인의 활동 영역을 넓히며 국제적인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렸다.

2005년 대장암, 담석 척출 관련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해온 앙드레 김은 7월 12일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 한 달 뒤인 8월 12일 향년 75세 나이로 타계했다.

이유나 동아닷컴 기자 ly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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