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오른쪽)이 25일 문학 넥센전에서 4-2로 앞선 5회 2사 1루서 김성현을 상대로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 2점홈런을 날린 뒤 관중의 환호에 헬멧을 벗어 화답하고 있다. 문학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삼성과 2.5경기차 비룡 어깨 가뿐
“우리 경기에만 집중…20홈런 꿈”
SK는 위기정국이다. 비주얼만 봐도 알 수 있다. 주장 김재현 등 베테랑들은 머리카락을 짧게 깎았고, 선수들 전원이 ‘농군’ 패션을 하고 있다. 한때 10경기차까지 앞서다 어느새 2경기까지 쫓아온 삼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맞은 25일 문학 넥센전에서 SK는 먼저 2점을 내줬다. 그러나 2회와 4회 잇달아 이호준의 적시타가 터져나왔고, 특유의 공격적 베이스러닝이 살아나면서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5회 1사 2·3루서 연속 내야땅볼로 2점을 더 달아났고, 이어진 2사 1루서 호투하던 넥센 선발 김성현에게 패전의 멍에를 씌우는 2점홈런이 터져 나왔다. 주인공은 SK의 신세대 거포 최정. 볼 카운트 2-2에서 5구째 시속 139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05m짜리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 홈런에 힘입어 흐름을 장악한 SK는 6-2, 값진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 덕분에 2위 삼성과의 격차를 2.5경기로 벌렸다. 광주로 가는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최정 개인으로서는 정확히 100경기째에 나온 홈런이다. 시즌 18호 홈런으로 선배 박정권을 제치고 팀내 홈런 단독 1위가 됐다. 2회 2루타에 이은 득점까지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의 활약이었다.
경기 직후 최정은 “최근 휴식을 취하면서 배팅연습에 치중했다. 첫 타석(2회) 안타가 좋았던 것 같다. 빠른 볼을 노렸는데 운 좋게 들어와서 홈런이 됐다. 요즘 집중이 안됐고 생각이 많았는데 연습한대로 집중하고 들어간 것이 주효했다. 삼성에 쫓기고 있지만 조마조마한 마음보다는 우리 게임만 집중하자는 분위기다. 그런 마음으로 타석에 임하니 더 좋았다”고 말했다.
최정의 남은 목표는 시즌 20홈런에 도달하는 것으로 소박하다. 그러나 이런 추세라면 최대목표인 광저우 아시안게임 선발 3루수도 꿈이 아니다. 이미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 국제 경험을 갖춘 최정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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