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김태형 “오랜 시련이 날 철들게 했다”

입력 2010-08-3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젠 뮤지컬 배우로 불러주세요!’ 그룹 클릭비의 멤버에서 뮤지컬 ‘십이야’의 ‘파티걸 십이야’의 주인공 시우 역으로 발탁된 김태형. 뮤지컬로 또 한 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 첫 뮤지컬 도전 ‘파티걸 십이야’로 5년만에 복귀 김태형

클릭비 해체후 원형탈모 등 맘고생
200:1 뚫고 합격…자신감 되찾아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결심했죠.”

남성 그룹 클릭비의 멤버 김태형. 그가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하지만 본업이었던 가수가 아니다. 이젠 뮤지컬 배우로 불릴 기세다. 김태형은 9월3일부터 서울 동승동 아트홀 대학로 스타시티에서 막을 올리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십이야(Twelfth Nights)’의 ‘파티걸 십이야’의 주인공 시우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처음 도전한다.

클릭비는 2000년 초반 신화, 젝스키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라이벌 구도를 펼친 인기 그룹이었다. 하지만 같은 멤버 김상혁의 ‘거짓말 파문’에 이어 소속 기회사가 경영위기로 없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멤버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그런 후 김태형은 2006년 입대했고,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빨리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서 아직 정신이 없네요. 실감도 안 나고요. 엊그제 오디션을 본 것 같은데 벌써 공연이 시작이네요. 5년 동안 굶주려왔던 것을 느끼고 싶어요.”

김태형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간절하게 원하던 것이 이루어졌다는 기분에 설렘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클릭비로 데뷔해서 인기를 얻다보니까 그동안 고생이나 부족함 없이 살았어요. 그러다가 활동하지 못한 채 수입이 끊기고, 괜히 주위의 눈치까지 보게 되더라고요. 내가 ‘이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나’ 고민하고, 또 어렵게 기회가 찾아왔어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 때문에 원형 탈모까지 생기기도 했어요. 이제는 그런 생각도 부질없다고 느껴요. 뭔지도 모른 채 겁먹고 포기한다면 이대로 끝이니까요. 오히려 그런 시련이 저를 철들게 한 것 같아요.”

자신감을 다시 찾은 김태형은 200:1의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했다. “공개 오디션이었는데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정말 떨렸어요. 그런데 막상 올라가니까 긴장감 보다 뭔가 ‘해보자’ 하는 힘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스태프들의 눈도 똑바로 쳐다볼 수 있게 됐고요.”

하지만 그는 뮤지컬 공연을 앞두고 ‘잘하고 싶은 마음’과 ‘자신에 대한 한계’가 부딪쳐 연습하던 중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울기도 했다.

“제작진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 제가 못하니까 답답하고 화가 났어요. 그런데 갑자기 12년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는 거예요. 클릭비로 데뷔 전, 연습생 가운데 한 명을 탈락시킨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가장 유력한 사람이 저였거든요. 점심으로 먹던 빵을 화장실에 가지고 가서 울면서 먹었어요. 그때부터 단기간에 실력이 가장 많이 늘어 팀에 합류할 수 있었죠. 그걸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그 감정을 느꼈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