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타자 고영민.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고영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독한 슬럼프를 겪고 있다. 2일까지 타율 0.209,·6홈런·34타점. 도루도 8개밖에 하지 못했다. 전날 경기에서도 5회 2사 1·3루의 결정적인 찬스를 삼진으로 날렸다.
2일 잠실구장. 김 감독은 고영민에 대해 “요행을 바라는 야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기본기를 무시하는 야구를 하고 있다”며 “안타를 몇 개 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아웃이 돼도 타구질이 좋고 자기 스윙을 하면 걱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직구나 슬라이더 모두 대처하는 스윙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선수”라며 마음가짐을 강조하고는 “안 되면 스탠스부터 타격 기본기를 처음부터 닦아야한다. 업다운이 심한 야구는 좋은 야구가 아니다. 올해도 성적이 안 좋으면 내년도 보장할 수 없다”고 매서운 채찍을 가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줄곧 부진했던 고영민을 계속 중용해왔다. 지난해 가을잔치에서도 키플레이어로 고영민을 찍고 분발을 바랐다.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듯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펼친 제자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건네기도 했다.
김 감독은 “야구라는 게 안 맞으면 재미가 없기 마련”이라며 고영민의 마음을 헤아리고는 “국내에서 톱클래스 수준의 베이스러닝을 하는 타자 아닌가. 장기가 있어 계속 내보내고 있지만 좋은 다리가 아깝다”고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