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프로선수가 된 형제. 형 조동화(오른쪽)는 동생 동찬을 위해서라면 “대신 군대에 다시 다녀오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우애가 깊다. 2005년부터 번갈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형제, 올해는 꿈의 무대에 함께 서서 부모님을 그곳에 초청할 계획이다. [스포츠동아 DB]
동찬아, 한국시리즈에서 적으로 만났지만 난 정말로 너와 같이 야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네가 금메달을 따야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니까 말로는 ‘편하게 신경 쓰지 말고 해라’라고 했지만, 형은 플레이오프 경기 볼 때마다 왜 이렇게 불안할까. 부모님 마음이 이럴까. 네가 만에 하나라도 다치면 금메달도 병역혜택도 물 건너가니까 그런가봐. 내가 언젠가 ‘너 대신에 한 번 더 군대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 적 있지? 그 마음은 농담 아니야. 나는 한 번 상무 갔다 왔으니까 적응이 됐잖아.
요즘 들어 너와 통화를 더 자주 하는 것 같아. 1차전에서 주루 실수한 거 마음에 담아 두지 마. 나는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했던 걸. 그래도 외야수비로 일부나마 만회했었어. 너도 공격과 수비에서 만회해줄 거라고 믿어. 나는 백업이었고, 너는 주전이니까 기회는 더 많을 거야.
그러고 보니 2005년부터 쭉 우리 둘 중에 하나는 한국시리즈에 나갔네. 이제 부모님 소원은 형제가 같이 한국시리즈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어. 네가 긴장은 풀린 것 같은데 플레이오프 내내 부담을 갖는 것 같더라. 그래도 너는 국가대표잖아! 한국시리즈 1차전 전까지는 웃으면서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들어가면 전쟁이겠지? 그래도 그 전쟁, 안하는 것보다 해보고 싶었다.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