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최강 DNA] “우리 야구가 재미없다고? SK를 너무 몰라”

입력 2010-10-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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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지않는 야구’를 추구하다1990년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를 최강팀으로 만든 ‘ID 야구’의 주창자 노무라 가쓰야 감독이 남긴 유명한 어록이 있다. “이유 없는 승리는 있을 수 있으나 이유 없는 패배는 없다.”

SK 김성근 감독은 독서가다. SK 감독실 책장에는 노무라 감독이 쓴 일본어 책이 꽂혀있다. 김 감독이 벤치마킹 모델로 노무라 감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정황증거다.

노무라 감독의 ‘이유 없는 패배는 없다’와 김 감독의 “SK는 이기는 야구가 아니라 지지 않는 야구를 한다”는 맥이 닿는다. 지지 않는 야구란 곧 우리 편에서 빌미를 주지 않는 야구다. 정근우 김강민 최정 박재상 박정권이 에브리데이 플레이어로 중용되는 이유다. ▲안정적 수비 ▲기동력 ▲번트 등 작전수행능력 등이 방망이 실력보다 우선시된다.

일례로 정근우는 입단 초기 수비가 안 되는 선수였다. 오죽하면 외야수 전향까지 시도했다. 트라우마가 생겨 뜬공조차 못 잡았다. 그러나 김 감독 부임 후 최고수비 2루수로 거듭났다. 초창기 송구능력에 문제가 있었으나 고쳐졌다. SK는 후쿠하라 등 일본인 코치의 업적이라고 평가한다.

SK 야구는 예측가능한 야구를 꿈꾼다. 야구의 매력인 의외성을 거세시키려 들기에 재미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때도 있으나 그 합리성이야말로 고차원적 야구라고 반박한다. 가장 싱거운 한국시리즈라는 평을 듣는 2010년 한국시리즈를 SK가 가장 잘한 야구라고 평하는 이유다. 가장 SK답게 실수 없이 해냈기 때문이다. 이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SK의 훈련은 길고, 혹독하기로 소문났다.

마키아벨리는 “지도자는 두려움의 대상일지언정 경멸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고 설파했다. 강훈을 시키지만 반발을 사지 않는 것은 결과를 내기 때문이다. 성과로서 선수들의 컨센서스를 이끌어낸다.

SK 야구가 공격받으면 김 감독이 격노할 때 꺼내는 말이 있다. “SK야구를 알고 하는 얘기인가?” 그 어떤 논리 이전에 ‘SK 야구의 완결성’에 대한 자부심이 깔려있는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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