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99년 대륙에 울려퍼진 ‘꿍따리 샤바라’ 클론, 中 정부 허가받은 첫 유료콘서트

입력 2010-1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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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1세대’ 클론의 구준엽과 강원래(왼쪽부터)가 콘서트 현장에서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999년 오늘, 오후 7시 중국 베이징 공인체육관은 ‘꿍따리 샤바라’를 함께 부르는 1만6000여 관객들의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가수의 무대를 바라보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 관객들은 객석을 가득 메운 채, 이날 만큼은 의자에서 모두 일어나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이들을 음악의 열기 속으로 몰아넣은 주인공은 바로 클론이었다. 구준엽과 강원래로 이뤄진 클론은 이날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대형 콘서트를 열었다. 매진 사례를 기록한 이날 콘서트는 KBS 영상사업단과 중국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스타 메이커, 중국 전문 문화사업업체 이지스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주중한국대사관이 후원한 행사였다. 한국과 중국 수교 이후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최초로 열린 유료 콘서트이기도 했다.

클론은 무대에서 히트곡 ‘꿍따리 샤바라’와 ‘빙빙빙’ ‘돌아와’ ‘도시탈출’ 등 2시간이 넘도록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열린음악회’를 통해 국내에도 알려진 중국의 인기 가수 루중쉬와 장빈도 특별출연해 클론의 콘서트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클론의 히트곡인 ‘꿍따리 샤바라’가 강원래와 구준엽, 댄싱팀의 열광적인 댄스로 시작되자 체육관 전체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날 공연을 지켜본 현지 언론들은 클론이 베이징을 흔들어놓았다고 보도하며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CCTV도 콘서트를 녹화 중계했다.

이후 중국의 나이트클럽에 가면 클론의 히트곡인 ‘꿍따리 샤바라’와 ‘초련’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현지 젊은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클론은 대만과 중국에 한류 열풍을 몰고 간 1세대 주역. 특히 대만에서는 ‘대만의 국민가수’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1998년도 대만 음반 세일즈 차트에서는 ‘타이타닉 OST’의 뒤를 이어 판매량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클론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한국어 배우기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해 문화부는 대만에 한국 대중음악을 크게 알린 공로로 클론에게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하지만 이듬해 11월, 강원래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면서 클론 활동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이후 자신을 돌봐주며 사랑을 키워온 김송과 2003년 결혼식을 올린 강원래는 재활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2005년 클론의 5집 앨범 ‘빅토리’를 발표, 타이틀곡 ‘내 사랑 송이’와 휠체어 댄스로 재기에 성공해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누구나 세상을 살다 보면은/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그럴 땐 나처럼 소리를 질러봐/꿍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히트곡 ‘꿍따리 샤바라’처럼 강원래는 지금도 KBS FM ‘강원래의 노래선물’의 DJ와 ‘꿍따리 유랑단’ 단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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