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조범현감독, 또 땀 뺀다

입력 2010-11-2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金여운 즐길 새도 없이 찜질방서 내년 구상…KIA 선수단, 미리 일본행
“땀 좀 흘리고 싶어서….”

금메달을 따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오히려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을 지휘한 조범현 감독(KIA)은 22일 오후 광주 시내의 한 찜질방에 있었다. “중국에서 땀을 흘릴 기회가 없어서 땀 좀 빼고 싶어 찜질방에 누워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21일 귀국 후 이날 오전 “집 청소 좀 해줘야겠다”며 따라나선 아내와 함께 광주로 내려갔다.

“축하한다”는 인사에 그는 “아이고, 선수들이 힘들었지”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1998년 방콕 대회 주성로, 2002년 부산 대회 김인식 감독에 이어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3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지휘한 감독이 된 그지만 “야구란 게 100%가 어디 있나. 우리가 대만하고 10경기를 하면 6∼7경기는 충분히 이길 전력이지만, 3∼4경기는 질 수 있다. 그게 야구다. 이길 것이라 자신감을 가졌지만, 질 확률에 걸릴까봐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며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마음고생이 만만치 않았음을 털어놨다.

선수들이야 금메달을 목에 걸면 부수적으로 병역면제와 연금도 받는다. 그러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메달도 없고, 연금도 없다.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역적으로 몰리는 국가대표 감독 자리. 그는 “다행이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다. 이날 찜질방에서 땀을 흘리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감흥까지 빼냈다. 그리고 내년 시즌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KIA 선수단은 그가 귀국하던 21일 일본 미야자키로 마무리훈련을 떠났다. 조 감독은 “대표팀에 있을 때 캠프 명단, 인원 문제, 부상 선수 등에 관해서만 보고를 받았지만 KIA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쓸 수 없었다”면서 “이번주 토요일(27일)에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요원들이 만나 뒤풀이를 할 계획이다. 28일에야 미야자키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크게 2가지 때문에 고전했다. 불펜의 핵인 유동훈 곽정철 손영민 3명 다 부진하고, 타선도 김상현이 수술로 빠져나가면서 전체적으로 힘이 떨어졌다”고 돌이키면서 “미야자키에서는 내년 1군 전력감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겠다. 특별히 전력보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인들과 군복무를 마친 김주형 등 제대한 선수들의 기량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지켜봐야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팀 감독들은 일찌감치 내년 시즌에 대비해 훈련을 지휘했다. 대표팀을 위해 자리를 비운 그로서는 마음이 급하다. 걱정 하나를 덜고 나니, 또 다른 걱정거리가 밀려들고 있는 조범현 감독이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