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유재학-윌킨스 ‘金프로젝트’ 완성?

입력 2010-11-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무너졌던 한국 농구의 자존심을 위한 투지다. 한국 대표팀의 오세근(오른쪽)이 남자 농구 필리핀과의 8강전에서 바라카엘의 마크를 피해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력 감춘 한국, 필리핀에 74-66 준결행… “상승세 한국, 日·中 이길수 있다”자신감
‘만수’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24일 황푸 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8강전에서 74-66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북한에 92-75, 낙승을 거두고 올라온 일본과 25일 2시 15분(한국시간) 결승 진출을 다툰다.


○‘숨기면서’ 치른 필리핀전

오세근이 19점, 김성철이 13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주전 센터 김주성은 채 20분도 뛰지 않으며 10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유 감독의 농구는 소속팀(울산 모비스)에서와 마찬가지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수비에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패턴 플레이’로 요약된다.

대표팀은 필리핀전에서 이를 대부분 ‘숨기면서’ 플레이 했다. 초점이 준결승, 중국과 예상되는 결승전에 맞춰져 있는 이상 굳이 우리가 가진 걸 모두 보여줄 필요가 없어서였다.

더구나 하승진 이규섭, 두 명을 줄곧 벤치에 앉혀두고 나머지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체력도 안배했다. 25∼26일, 이틀에 걸쳐 준결승과 결승전이 잇달아 펼쳐지는 것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유재학과 윌킨스가 만들어 낼 해법은?

한국 농구는 2006 도하대회에서 5위,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7위 등 최근 잇단 국제대회에서 참패를 맛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KBL과 대한농구협회가 처음으로 ‘국가대표 협의회’를 가동한 것도 그래서다. 무엇보다 NBA에서 선수, 감독으로서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올랐던 레니 윌킨스를 고문으로 영입해 전력 분석과 전술·기술 향상을 꾀하고 있다.

올 7월 미국전지훈련부터 호흡을 맞춰온 유 감독-윌킨스 고문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전력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그동안 타 팀 분석에 주력해온 윌킨스 고문은 광저우 도착 후 처음으로 필리핀전에서 한국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더욱이 그의 아들이자, NBA 애틀랜타에서 스카우트로 일했던 아들 랜디 윌킨스 역시 아버지와 함께 한국팀을 돕고 있다.

윌킨스 고문과 함께 이어 벌어진 북한-일본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유 감독은 “우리 플레이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일본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윌킨스 고문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어제도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윌킨스 고문은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한국 농구는 점점 더 향상되는 과정에 있다. 선수들의 표정에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면서 결승전 상대로 유력한 중국에 대해 “충분히 해 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21일 중국과의 조별리그에서 66-76으로 패했다. 승패보다는 전력탐색에 중점을 둔 게임이었다. 결승전의 경우, 일단 ‘게임을 뛸 준비가 덜 된’ 하승진 없이 압박 수비를 통해 골밑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약속된 플레이로 외곽 득점으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유 감독과 윌킨스 고문, ‘황금 콤비’가 만들어낼 해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광저우(중국)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