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스포츠 초강대국 中, 여성 없었다면…

입력 2010-11-2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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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는 대회 운영에 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약 60만 명을 동원했다는 자원봉사자들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엄선해 뽑았다는 시상식 도우미 여성들은 대회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영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여성에 밀려 남성들은 보안과 단순 안내 등 중요성이 떨어지는 일을 맡았다.

경기장 안쪽으로 눈을 돌려 보면 중국 여성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매일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현지 신문들의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상당수가 여자 선수들. 수영 배영 100m,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2관왕을 차지한 자오징, 역도 53kg급에서 인상 103kg, 합계 230kg의 세계 신기록을 세운 리핑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이 역대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을 세운 것도 여자 선수 덕을 봤다. 25일 현재 중국이 딴 181개의 금메달 중 여자 종목에서 나온 게 103개다. 금메달을 10개 이상 딴 나라 중 여자 종목 금메달이 더 많은 곳은 중국이 유일하다. 중간 순위 4위인 이란이 남자 종목에선 금메달 16개를 땄지만 여자 종목에선 1개밖에 못 딴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스포츠의 여초 현상은 오래됐다. 1992년 설문조사에서 스포츠 스타 톱 10을 뽑았는데 8명이 여자 선수였다는 보고서도 있다.

이유가 뭘까. 중국 공산당이 주도해 1950년대 초반부터 확립한 남녀평등 사회에서 여성들의 스포츠 진출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선 여성 스포츠가 중국만큼 활발하지 않은 것도 중국 여자 선수들이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쉬웠다.

경희대 중국어학과 주재호 교수(43)는 “중국 체육학교들은 철저히 남녀평등 시스템이다. 중국 여성들은 어린 나이부터 동등하게 체육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따라서 영재 교육이 일찍 시작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또 좌식 생활과 어릴 적부터 접하는 자전거 문화 등이 운동 능력을 키우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광저우=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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