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축구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FC서울 대 제주유나이티드 경기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FC서울 아디가 후반 결승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안면 골절 불구 끝까지 남아
1차전땐 마스크 쓰고 ‘펄펄’
짜릿결승골 “이제야 꿈 이뤄”
“너무 좋아. 정말로 기뻐.”1차전땐 마스크 쓰고 ‘펄펄’
짜릿결승골 “이제야 꿈 이뤄”
종료 휘슬이 울리자 FC서울의 브라질 수비수 아디(34)의 눈가엔 눈물이 가득 고였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2010 쏘나타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주역은 아디였다.
스코어는 1-1, 팽팽하던 흐름은 단 한 순간에 서울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 27분 코너킥 때 제파로프가 길게 문전으로 띄워준 볼을 아디는 제주 문전 한복판에서 돌고래처럼 힘차게 뛰어올라 헤딩 골을 작렬시켰다.
챔프 1차전부터 내내 선방을 거듭했던 제주 골키퍼 김호준도 도저히 손을 쓸 틈이 없었다. 결국 아디의 득점은 결승골로 기록됐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은 당연했다. 2006년부터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를 누벼온 아디에게는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
10월 9일 아디는 그야말로 ‘뼈아픈’ 고통을 당했다. 안면 골절을 당한 것이다. 서울은 경남을 3-2로 꺾고 정규리그 1위를 향한 순항을 이어갔지만 중앙 수비와 허리진 한복판을 오가며 맹위를 떨쳐온 아디의 비중을 잘 알고 있는 서울 코칭스태프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아디도 “사실 부상을 당했을 때 올해는 더 이상 못 뛸 줄 알았다. 브라질로 되돌아간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아디는 남았다. 정규리그 후반 아디는 늘 선수단과 동행하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동료들이 내 등번호를 유니폼에 쓰고 경기에 나설 때 큰 감동을 받았다”고 아디는 전했다.
그렇게 아디는 다시 필드에 우뚝 섰고, 영광을 맛봤다.
제주와의 챔프 1차전 때는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중원과 최후방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2차전 역시 공수에서 고른 활약을 펼쳐 빙가다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아디는 “5년 간 K리그를 뛰었는데, 드디어 그 꿈을 이루게 돼 영광스럽다. 역사의 일부를 장식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우승의 계기가 됐다”며 밝게 웃었다.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