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연예인 그 후
연기자 김성민과 가수 크라운제이가 각각 필로폰 투약과 대마초 흡연으로 적발되면서 연예계가 다시 한 번 마약 스캔들로 얼룩지고 있다. 이들 외에도 마약에 연루된 또 다른 연예인이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는 한편 과거 마약 파문에 휩싸였던 스타들의 이력과 활동 재개 양상이 이슈가 되고 있다. 2000년 이후 마약 관련 파문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스타들은 10여 명. 드라마 ‘허준’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황수정이 2001년 필로폰 투약으로 구속됐고, 2002년에는 가수 싸이와 연기자 성현아가 각각 대마초와 엑스터시 복용으로 물의를 빚었다. 2006년에는 연기자겸 가수 고호경의 대마초 흡연이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4월에 주지훈이 동료 연예인 예학형, 윤설희 등과 마약 투약으로 입건된 데 이어 배우 오광록과 그룹 듀크의 멤버 김지훈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잇따라 입건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현재 다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자 연예인들이 상대적으로 남자들에 비해 훨씬 오랜 시간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오광록의 경우 사건이 일어나고 불과 6개월만인 올해 1월 연극 무대에 올랐다. 싸이 역시 6개월 만에 2002년, 한·일 월드컵 응원 열풍과 함께 자연스럽게 활동을 시작했다. 주지훈 역시 사회봉사 명령을 모두 이수하고 2월 군에 입대했지만 8월부터 군 창작 뮤지컬 ‘생명의 항해’ 주인공을 맡아 무대에 올라 사실상 연예 활동을 재기했다.
이와 달리 여자 연예인의 복귀 시기는 보통 5∼6년이 걸렸다. 황수정은 마약 스캔들에 휩싸이고 꼬박 6년의 공백기를 보냈다. 2007년 SBS 드라마 ‘소금인형’으로 복귀했지만 주목받지 못했고 다시 2년의 공백을 거친 뒤 2일 개봉한 영화 ‘여의도’로 돌아왔다.
고호경 역시 대마초 파문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모색했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봐야 했다. 5년이 지나서야 케이블채널 tvN이 방송 중인 드라마 ‘원스 어폰…’으로 팬들 앞에 나섰다.
물론 성현아처럼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돌파하는 연예인도 있다. 엑스터시 스캔들이 터지고 이듬해인 2003년 누드 화보를 촬영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2004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통해 활동에 나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