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만화가 황미나-'시크릿가든' 표절 공방…누가 누구를 베꼈나

입력 2010-12-15 09: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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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황미나 씨 측이 제기한 SBS 주말극 ‘시크릿 가든’ 표절의혹에 대해 제작사가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시크릿 가든’ 제작사인 화앤담픽처스는 15일 “황미나 작가가 누구나 어떤 드라마인지 유추할 수 있는 그런 논란거리를 제공해 놓고도, 기사 내용과 김은숙 작가의 입장 표명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러한 논란이 계속된다면 표절의혹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앤담픽처스는 이어 “황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생각하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에 호소해야 한다”며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야지 팬 카페를 이용해 소문이 돌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황 작가는 전날 자신의 웹툰 ‘보톡스’ 연재를 중단하면서 ‘휴재 공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여기저기서 표절해 무서워 원고를 못하겠다. 만화가는 언제까지나 이렇게 소재 제공자로만 존재해야 하는지 속이 터진다. 이제는 정말 소재 제공을 그만두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황미나 작가의 동생인 황선나 작가는 팬 카페에 “최근 방송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어느 드라마에서 내 언니이자 만화가 황미나의 ‘보톡스’에서 이것저것이 마구 가져다 썼다. 이 드라마는 심하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은 정확히 표절 작이 어떤 것인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시크릿 가든’이라고 입을 모으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그러자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황 작가 측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이것저것’에 1. 발영어(엉터리 영어) 2. 패션테러리스트 3. 남자 주인공이 여자 직장에 찾아가 괴롭히기 4. 시 등을 꼽았다”며 “황 작가가 이 대목 이 대목이 표절이라고 밝혔어야 했다. 두루 뭉실 ‘이것저것’이라고 한 부분은 무책임하고 실망스럽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1번은 ‘허당’ 캐릭터를 표현할 때 많은 작가가 편하게 취하는 설정이고 2번은 황당 그 자체이다. 3번은 모든 로맨틱 드라마의 널리고 깔린 설정이다. 모든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괴롭히다가 알콩달콩으로 발전한다. 4번은 내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에선 남녀 주인공이 시 같은 편지를 주고받고 여주인공은 직접 시를 낭송까지 한다. 그럼 황 작가가 내 드라마를 표절한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김 작가는 “내가 ‘보톡스’라는 웹툰을 보았다면 더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한 번 표절이라고 찔러 보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행동 정말 화가 난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시크릿 가든’ 측의 역공이 거세지자, 맨 처음 “황미나 작가가 얼마나 억울했으면…. 어떤 내막이 있겠지”라며 황 작가에 동조하던 인터넷 여론도 상당 부분 김 작가 손을 드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노이즈 마케팅’ 의혹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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