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코미디계 명콤비 배일집·배연정, 방송사 전속 굴레 벗긴 ‘1호 스타’

입력 2010-12-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코미디계 ‘명콤비’ 배일집-배연정(왼쭉부터). 스포츠동아DB

지금이야 연예인들에게 ‘방송사 전속’이란 먼 과거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많은 연기자과 코미디언들이 자신이 속한 방송사에서만 활동했다.

1970년대 이후 방송사 전속 문제는 여러 분쟁과 조정, 협상의 대상이 됐고 쉽게 해결되지 않은 연예계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심지어 영화와 TV 드라마의 경계를 두고 ‘영화배우가 탤런트로 활동해서는 안된다’는 시절도 있었다. 실제로 TV 드라마에 출연한 영화배우가 소속 이익단체로부터 제명 등 징계를 받기도 했다.

1980년 오늘, 코미디 명콤비 배일집과 배연정이 KBS를 떠나 MBC 프로그램 출연을 선언하며 ‘웃으면 복이와요’에 첫 출연 했다. 12일 뒤인 그해 12월29일엔 서영춘, 송해, 심철호, 최용순 등 KBS로 통폐합되기 전 민영방송 TBC에 전속됐던 코미디언들이 대거 MBC로 이동, ‘80 코미디언 총집합’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배일집과 배연정은 각각 1971 년 TBC ‘쇼쇼쇼’와 MBC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배연정은 1973년 TBC로 옮겨 ‘명랑극장’ ‘코미디쇼’ 등에 출연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두 사람은 구봉서, 서영춘, 배삼룡, 이기동 등과 함께 1970년대를 대표하는 코미디언으로 꼽혔다.

이들은 1980년 신군부 정권의 언론통폐합 조치에 따라 TBC가 KBS에 흡수되면서 자연스레 KBS에 출연했다. 하지만 1970년대 말 ‘저질 코미디’ 논란과 연예계 ‘정화’ 등의 상황과 맞물린 KBS의 코미디 프로그램 축소 결정 이후 MBC를 택했다. ‘잘 나가는’ 코미디언에게 그 무대가 줄어들었으니 당연한 발길이었다.

잘 생기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대표적인 청춘 코미디언이었던 이들은 두 사람은 1970년대부터 1980년까지 ‘웃으면 복이와요’를 비롯해 다양한 코미디에 출연해 연인이나 부부의 역할을 도맡았다. 때문에 ‘남매지간’ ‘연인’ 심지어 실제 ‘부부가 아니냐’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기도 했다.

배일집과 배연정은 남성·남철남, 구봉서·곽규석, ‘만담의 대가’ 장소팔·고춘자, ‘뚱뚱이와 홀쭉이’ 양훈·양석천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 콤비 명단의 끝머리에 자리한다.

하지만 어느새 이들의 마당은 사라져버렸다. 배일집과 배연정은 가끔 TV를 통해 자신들의 안부를 시청자에게 전하곤 한다. 그 속에서 이들은 세월의 흐름을 읽지 못하게 하는 변함없는 외모로 언제나 다정하게 다가온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