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유격수부문 김·재·전!” 이보희 한자 이름 실수, GG 시상식 해프닝…그 후 수상자 이름 한글로

입력 2010-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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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12월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프로야구 출범을 위한 창립총회가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을 기념해 매년 12월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연다. 기자단 투표를 통해 1982년과 1983년에는 ‘베스트 10’과 함께 수비력을 평가, 수상자를 선정했고, 1984년부터는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정해 10명의 선수에게 골든글러브를 선사한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한해 화려한 프로야구 스타들의 잔치임을 알리듯 스타급 연예인들이 시상자로 나선다. 그만큼 세간의 시선이 쏠리기 마련이고 각종 시상식에서는 온갖 해프닝이 에피소드로 남아 회자된다.

그중 1986년 오늘, 열린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해프닝은 지금도 종종 이야기 될 정도로 유명하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시상식 해프닝의 주인공은 배우 이보희(사진)였다. 이보희는 1983년 이장호 감독의 ‘일송정 푸른 솔은’으로 데뷔, 대종상 신인상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이장호 감독과 콤비를 이루며 ‘어우동’, ‘무릎과 무릎 사이’ ‘바보선언’ 등에 출연하며 당대 최고의 스크린 여배우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시상자로 나선 1986년에는 ‘공포의 외인구단’ 속 엄지 역할로 이전의 농염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청순함의 대명사로 거듭나기도 했다.

이보희는 이날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모든 수상자 명단은 한자로 적혀 있었다. 이보희는 유격수 수상자로 “김·재·전!”이라고 호명해 행사장을 술렁이게 했다.

‘金在博’(김재박)이라고 적힌 한자를 ‘金在傳’(김재전)으로 착각한 것. 멋쩍은 표정으로 무대에 오르는 김재박과 자신의 실수를 알고 어쩔 줄 몰라 하던 이보희의 모습은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곤 한다.

이 해프닝 이후 골든글러브 시상식 수상자의 이름은 모두 한글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그녀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으로서 한자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올해도 오늘,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수상자들은 물론 시상자로 나설 아름다운 스타들에게도 여전히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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