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며 깎은 덕에… 웃고, 군대 가며 깎은 탓에… 울고

입력 2010-10-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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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머리 어색한 男배우들 이미지 손상… 이마 예쁜 경우엔 매력 늘어
《카메라 기자들에게 충남 논산훈련소 앞은 주요 취재 장소다. 머리를 빡빡 민 채 입소하는 남자 연예인들의 모습을 찍기 위해서다. 여배우들이 민낯을 내보이길 꺼리듯 남자 스타들은 깎은 머리 노출을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여자가 미인인지 알려면 민낯을 봐야 하듯, 남자의 진가는 군대 가는 날 드러나는 법이다.

4일 입소한 김지훈(29)도 모자를 푹 눌러쓰고 수줍어하다가 취재진의 성화에 못 이겨 짧은 머리를 보여주고 말았다. 누리꾼들은 ‘긴 머리’ 김지훈과 ‘까까머리’ 김지훈의 사진을 비교하며 분주하게 댓글을 달았다. 남자 스타들의 까까머리 품평회는 누리꾼들에게는 중요한 놀이 문화가 됐다. 그렇다면 머리를 밀고 훈남이 된 까까머리 고수는 누구일까?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웹진 O₂는 성형외과 전문의 4명에게 의뢰해 군 복무 중인 스타 11명의 까까머리 성적표를 산출했다. 전문의들은 이들의 입대 전후 사진을 보고 10점 만점으로 외모를 평가했다.》

 



○ 머리 깎고 인물 난 스타들…붐 조인성 김정훈

지난해 4월 공군으로 입대한 조인성(29)은 긴 머리도 까까머리도 모두 최고로 소화해내는 미남으로 꼽혔다. 입대 전후 외모 점수는 9점과 10점으로 모두 1위였다. 그는 단정한 이목구비와 브이라인 턱선이 완벽한 비율로 조화를 이루는 조각 미남. 머리를 짧게 자르자 M자형 이마선이 드러나면서 정확히 대칭을 이루는 눈 코 입이 더욱 선명히 빛을 발했다. 조인성은 최근 서울 수복 60주년 전야 군악제의 사회를 맡는 등 국방의 의무도 충실히 이행 중이다.

군인 헤어스타일의 최대 수혜자는 MBC ‘섹션 TV 연예통신’에서 ‘깨방정’ 리포터로 활약하던 붐(이민호·28)이다. 붐은 입대 전 평가에선 5.7점으로 11명 중 꼴찌였으나 까까머리로 바꾼 후엔 7.3점을 얻어 순위가 5위로 뛰어올랐다. 입대 전 앞머리로 이마를 가려 답답해 보였던 붐은 머리를 밀고 나서 훤해진 이마 덕에 이목구비의 조화를 되찾아 훈남으로 거듭났다. 붐은 국군방송의 단골 진행자로 활약 중이다.

그룹 UN 출신 가수 겸 배우 김정훈(30)은 입대 전엔 귀여운 둘째 아들 이미지였으나 머리를 짧게 깎은 후엔 든든한 장남 이미지로 바뀌었다. 작은 얼굴에 동그란 눈매, 또렷한 입술선을 갖춘 그의 유일한 단점은 다소 낮아 보이는 코. 이 때문에 입대 전 점수는 7.3점이었으나 머리를 짧게 자르자 예쁜 두상이 드러나고 낮은 코로 향하던 시선이 분산돼 외모 점수도 8점으로 올라갔다.



평소에도 짧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했던 배우 이동건(30)과 조승우(30)는 입대 전후 점수가 같았다. 이동건은 눈망울이 커서 순해 보이지만 머리를 짧게 자른 뒤엔 남성적인 매력이 돋보였으며, 조승우는 이마의 넓이가 적당해 보기 좋으나 주름이 있어 점수를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 머리 깎고 손해 본 스타들…주지훈 김남길 이준기

머리 깎고 가장 큰 손해를 본 스타는 배우 주지훈(28)이다. 입대 전 사진으로 8.7점을 받아 이준기 에릭과 공동 2위를 차지했던 주지훈은 앞머리로 감춰왔던 불규칙한 이마선이 드러나면서 6점을 받아 10위로 추락했다. 평소 세련되고 섬세한 남성미를 풍기던 그는 머리를 짧게 자른 뒤 광대뼈가 도드라져 보여 반항적 이미지가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대 당일 어두운 표정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지훈은 2009년 4월 엑스터시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자숙하다가 올 2월 입대했다.

‘나쁜 남자’ 김남길(29)도 깎은 머리로 팬들을 크게 실망시킨 스타다. 단정한 코, 인중, 입술과 거친 콧수염으로 마초적 섹시함을 내뿜으며 8점을 받았던 김남길은 얼굴 한쪽을 가리고 있던 긴 머리와 수염을 자르자 넓은 이마에 빈약한 얼굴이 드러나면서 6.3점으로 점수를 크게 잃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환상’을 깬 입대 사진이 보도되면서 입대하던 날 방영한 SBS 드라마 ‘나쁜 남자’의 시청률도 급락했다”고 귀띔했다.

가수 겸 배우 에릭(31)도 평소 큼직한 이목구비에 올라간 눈매, 브이라인 턱선으로 강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풍기면서 8.7점을 받았으나, 입대 당일에는 둥그런 두상과 애매한 이마선이 들통 나 6.3점으로 내려앉았다.

‘예쁜’ 배우 이준기(28)는 머리카락으로 덮어두었던 귀가 입대하던 날 드러나면서 날렵한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가늘게 찢어진 눈, 칼 같은 콧대, 갸름한 턱선은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리지만 얇고 낮게 자리 잡은 귀 때문에 날카롭기보다는 온순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강인(25)은 머리를 깎은 뒤 좁은 이마가 드러나면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이마가 좁아 둔해 보이고 얼굴이 커 보였다는 것. 배우 김래원(29)도 큰 얼굴을 가려주었던 긴 머리를 자른 뒤 점수가 내려갔다.


○ 입대 앞둔 강동원 비 현빈이 머리 깎으면?

입대를 앞둔 톱스타 강동원(29) 비(정지훈·28) 현빈(28)은 어떨까. 전문의들은 셋 중 까까머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로 강동원을 꼽았다. 강동원은 코와 광대뼈, 턱선이 또렷한 입체적인 얼굴형인 데다가 두상까지 예쁘기 때문이라는 것.

반면 현빈은 길쭉한 얼굴형과 좁은 이마 때문에 짧은 머리보다는 긴 머리가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뜩이나 남성적인 이미지에 짧은 머리까지 더해지면 반항아적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군인 헤어스타일을 소화하려면 이마가 예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나치게 넓거나(김남길) 좁은(강인) 이마, 단정하지 않은 이마선(주지훈, 에릭)으로는 까까머리 고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도움말: 그랜드성형외과 유상욱 오민 원장, 박현성형외과 박현 원장, 아이디성형외과 박상훈 원장)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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