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동부 쯤이야”…전랜 단독선두

입력 2010-1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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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과 비교할 때마다, 서장훈은 항상 “농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언짢아했다. 하지만 김주성이 빠진 동부의 골밑은 서장훈의 차지였다. 서장훈은 16점에 9리바운드를 수확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주성 부상 결장, 서장훈 16점 골밑장악…투혼의 KT, 인삼공사 꺾고 공동 2위 점프
26일 전자랜드-동부전은 ‘1위 결정전’이었기에 이목이 집중됐다. 16승6패 공동 1위에서 만난 까닭에 이긴 쪽은 단독 1위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실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는 804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인천 연고팀 최다 관중 기록이었다. 아울러 이번 시즌 최다 관중.

그러나 최강끼리의 격돌에 걸맞지 않게 점수는 양팀 공히 60점대였다. 전자랜드 센터 서장훈(16득점, 9리바운드)은 경기 직후 “단독 1위 됐다고 신나 할 때가 아니다. 반성하고 정신재무장을 해야 된다. 작년에 50점이라면 올해는 75점 정도밖에 줄 수 없다. 단독 1위라 하기에 민망하다”고 말했다. 유도훈 감독도 “숙제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단순히 득점이 65점에 그쳐서의 문제가 아니었다. 동부를 61점으로 막았지만 ‘김주성이 없었는데도 낙승을 못했다’는 사실에 전자랜드는 경계와 갈증을 느낀 것이다.

25일 모비스전에서 발목을 다친 김주성은 정상 훈련을 소화했으나 결국 선발에서 빠졌다. 강동희 감독은 경기 후에야 “몸 풀 때부터 안 좋았다. 남은 경기도 있으니 오늘은 기용할 생각이 없었다. 뼈나 인대 부상은 아닌 것 같지만 7∼10일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성이 이탈한 동부는 김봉수, 류광식, 진경석을 선발로 내면서 윤호영의 수비 범위를 다양화시켰다. 그러나 외곽이 안 터져 공격면에서 김주성의 공백을 느꼈다. 전자랜드도 25일 LG전 체력 소모를 감안해 문태종과 허버트 힐을 빼고 스타팅을 정했다.

서장훈이 맹활약한 전자랜드가 1쿼터를 18-11로 앞섰지만 로드 벤슨을 앞세워 동부는 2쿼터부터 반격에 나섰다. 2쿼터만 20-11, 압도적 우세를 내며 31-29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양팀은 4쿼터 종료 6분전까지 53-53 동점을 이루는 시소게임을 펼쳤다. 그러나 로드 벤슨이 4반칙으로 묶이자 전자랜드는 신기성과 힐의 골밑 돌파로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동부가 윤호영의 3점포로 최후의 추격을 펼쳤으나 문태종의 연달은 가로채기와 리바운드가 나오면서 2분 30초를 남기곤 5점차로 벌어졌고 이 흐름은 끝까지 변하지 않았다.

65-61로 승리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작년에 많이 졌는데 선수들이 자존심 회복을 했다”고 의미를 뒀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2연패에다 김주성의 부상 악재, 삼성∼KCC∼KT를 만나는 대진까지 3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고비를 맞았다”고 했다.

한편 창원에서는 홈팀 LG가 81-71로 SK에 승리했다. KT는 안양에서 열린 인삼공사 원정에서 90-76으로 승리하며 동부와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승리로 전창친 감독은 SK 신선우 감독(516경기), 모비스 유재학 감독(576경기)에 이어 역대 3번째로 개인통산 300승(485경기)을 달성했다.인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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