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삼성코치로 복귀?

입력 2011-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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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사자군단에 새바람이 몰아치면서 양준혁의 향후 행보에도 변수가 생겼다. 과연 그는 당초 계획대로 미국연수나 대학원 진학을 택할까, 아니면 삼성에서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까.스포츠동아DB

① 공존 힘들던 선동열감독 떠나고…
② 류중일감독 중심‘순혈주의’ 부상
③ 대구·경북 팬들 압도적 지지 촉매
④ 미국연수 불발땐 급물살 탈수도


지난해 삼성에는 일대 파란이 속출했다. 세대교체의 소용돌이가 선수단과 프런트의 정중앙을 관통하면서 12월 들어선 사장·단장의 구단 수뇌부뿐 아니라 임기 4년을 남긴 사령탑마저 집어삼키는 메가톤급 태풍으로 변했다.

떠난 자의 빈 자리는 누군가 메우는 법. ‘김응룡 사장-김재하 단장-선동열 감독’의 구체제를 이제 ‘김인 사장-송삼봉 단장-류중일 감독’의 신체제가 대신한다. 선수단도 마찬가지. ‘국민 유격수’박진만이 세대교체의 직격탄을 맞고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지만 지난해 괄목상대한 고졸 3년차 김상수가 그 공백을 무난히 메워줄 전망이다.

반면 쉽사리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여백도 눈에 띈다. 대구·경북 야구를 상징해온 기둥,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던 양준혁(42)의 존재다. 지난해 9월 19일 대구 SK전을 끝으로 18년간의 파란만장했던 프로선수생활을 마감한 그는 이달 중 ‘미국 연수’ 또는 ‘대학원 진학’으로 좁혀진 진로에 최종적으로 마침표를 찍을 계획이다. 어느 경우든 양준혁이 당장 지도자로 야구팬과 재회할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 변수가 돌출했다. ‘태생적’으로 공존하기 힘들었던 ‘선동열-양준혁’의 양자관계가 근본적으로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과 구단의 의중에 따라선 ‘양준혁 코치’의 등장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북고-한양대를 거쳐 1987년부터 1999년까지 13년간 선수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치로 11년간 줄곧 사자 유니폼만 입었던 류중일 감독의 부상은 삼성이 ‘순혈주의’로의 회귀와 ‘지연연고’의 강화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전국구 스타에 대구·경북팬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양준혁이 코치로 삼성에 복귀하는데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류 감독은 5일 공식 취임에 앞서 코치진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2일 류 감독은 “투수와 타격 코치는 상대적으로 많다. 수비·작전·주루를 담당할 코치를 2명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준혁은 미국 연수를 가는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코치 후보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류 감독이 그리는 코치진 구상에서 양준혁은 배제돼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팩트’가 달라지면 ‘결론’에도 일정 부분 수정이 가해질 수 있다. ‘양준혁이 미국 연수를 가지 않는다면’말이다. 이와 관련해 양준혁은 최근 “아직 결정난 게 없다. 미국 연수는 더더군다나 그렇다. 미국 연수 계획이 확고하다면 대학원 진학을 왜 고려하겠나”라고 말했다. 양준혁은 지난달 모교인 영남대 대학원 입학을 신청해 놓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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