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난 박찬호형의 수제자”

입력 2011-0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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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형처럼”두산 임태훈은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함께 훈련하고 있는 오릭스 박찬호의 수제자를 차정하며 투구 폼부터 정신적인 부분까지 선배가 메이저리그에서 쌓은 노하우를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스타일 닮아 보는 게 곧 배우는 것
“하나라도 더 전수받자” 질문 공세
찬호, 투구패턴 등 ML노하우 선물
경험이 풍부한 선배만큼 좋은 롤모델은 없다.

두산 임태훈(23)에게 오릭스 박찬호(38)가 그런 존재다. 그는 2009년부터 3년째 팀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훈련하는 대선배에게 수제자를 자청하고 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다가가 질문하고, 그라운드에서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눈을 반짝인다. 박찬호도 후배의 남다른 열정에 세세한 부분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밀어주고 끌어주고. 선후배의 합동훈련 효과는 확실했다. 박찬호의 조언은 구체적으로 임태훈의 투구패턴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선배님처럼 오른발을 투구판과 흙바닥에 반반씩 걸치고 던지는 스타일”이라며 “선배님 충고대로 오른쪽 다리를 길게 끌고 나가니 볼을 타자에게 가까운 지점에서 챌 수 있어 볼끝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릴리스 포인트를 억지로 끌고 나오려다가 제구력이 흔들렸지만 “머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던지라”는 말 덕분에 제구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순간에 변화구를 던질 줄 아는 강심장 투수로 거듭났다. 본인도, 김경문 감독도 ‘박찬호 효과’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박찬호는 올해도 어김없이 18일 일본 오이타현 벳푸에서 훈련중인 두산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하고 있다. 그리고 후배 투수들에게 피츠버그에서 배운 골반트레이닝을 가르쳐주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임태훈은 역시나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배에게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번에는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었다.

그는 “타자들을 상대하다보면 막힐 때가 있다. 던지는 볼마다 커트 당할 때나 타자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를 때 대처법을 물어봤다”고 했다.

박찬호의 대답은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볼을 믿으라”는 다소 원칙론적인 얘기였지만 원래 기본이 정답인 법이다.

임태훈은 무엇보다 한국산 메이저리그의 역사, 박찬호 존재 자체에 대해 의미를 많이 부여했다.

그는 “투수마다 중점을 두는 포인트가 있다. 뒷다리를 어떻게 끌고 나오느냐, 허리를 어떻게 쓰느냐, 발을 어떻게 내딛느냐 등. 나 같은 경우는 선배님과 던지는 게 비슷해서 그런지 선배님 조언이 잘 맞아떨어졌다”며 “선배님은 꼭 어떤 얘기를 해주지 않아도, 그냥 생활하는 모습만 봐도 몸 관리 등 여러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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