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을 어찌할꼬”…보호선수 딜레마

입력 2011-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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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형님의 한숨? 이종범은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넘어 상징과 같은 존재다. KIA는 이범호 영입으로 한화에 보상선수를 내줘야하는데, 이종범이 KIA의 18명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서인지 호사가들은 ‘만약 한화가 이종범을 보상선수로 찍는다면?’이라는 흥미로운 가정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윤석민 등 젊은피들 보호선수 1순위
이대진 등 프랜차이즈스타 2명 고심
한화 전력 최하위…즉시전력감 절실
베테랑카드 선택 가능성 매우 적어
한화가 아닌 KIA를 택한 이범호의 보상선수 후폭풍이 거세다.

그 중심에는 KIA를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이 있다. KIA는 보상선수에 대해 쏟아진 관심에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28일 KIA 관계자는 “18명의 보호선수 명단은 규약에 따라 KBO, 한화 이외에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 선수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했을 때 특정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염려가 크다”고 밝혔다.

KIA는 논쟁을 염려해 말을 아끼며 신중히 보호선수를 정하고 있다. 특히 ‘18명의 보호선수는 팀의 현재와 미래 전력의 중심이 되는 선수로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시즌 엔트리가 26명인 점을 생각했을 때 18명의 보호선수는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다.

KIA의 원칙대로라면 이종범(41)과 이대진(37) 두 고참 선수는 보호선수라는 울타리 밖에 서게 된다.


○보호선수는 원칙대로

KIA는 유망주가 많은 팀이다. 특히 투수쪽에 자원이 풍부하다. 2008년 조범현 감독 취임 이후 계속 세대교체를 진행해 주전 라인업도 젊어졌다.

투수는 윤석민, 양현종, 서재응 3명의 선발에 손영민, 곽정철, 한기주, 유동훈이 보호 선수 1순위다. 포수 김상훈과 차일목도 포함시키지 않을 수 없다.

야수는 최희섭, 김상현, 이용규, 안치홍, 신종길, 나지완, 김선빈 등도 우선대상자다. 김원섭, 채종범, 이현곤 등 베테랑, 최고 유망주 김주형도 아깝다.

지난해 한화에서 이적한 안영명, 박성호, 김다원도 KIA에게는 중요한 미래전력이 됐다. 구단 내에서는 임준혁, 진민호, 이범석 등을 군대에 보내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KIA가 확고한 원칙을 갖고 보호선수를 고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황혼기 이종범과 이대진, 자리가 없다

이종범은 KIA에 프랜차이즈 스타를 넘어 상징적인 존재다. 또한 해태에서 KIA로 이어지는 중요한 고리다.

이미 구단에서도 이종범이 향후 은퇴할 경우 영구결번 등 예우를 갖춰 팀의 역사로 함께할 생각을 갖고 있다. 100승 투수 이대진도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다.

투혼의 상징으로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들의 신망도 높다. 그러나 보호선수 문제는 다르다.

KIA 관계자는 “전력 외적인 부분에서도 두 선수의 역할은 크다. 그러나 최상의 전력으로 우승하는 것이 팀의 목표”라고 원칙을 재확인했다.


○한화는 과연 이종범을 지명할까?

사실상 이종범, 이대진의 보상선수 선택권은 한화에 있다. 8개 구단 중 투·타 모두에서 전력이 최하위인 한화는 즉시전력감이 필요한 팀이다.

또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 확고한 주전으로 뛰며 후배들을 이끌 수 있는 베테랑도 좋지만 7∼8년 이상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가장 아쉬운 상황이다.

KIA가 제출할 18명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명단에는 당장 한화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10명 내외로 예상된다. 그만큼 한화가 이종범, 이대진을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신인들·김진우 보상선수가 될 수 있을까

KIA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이범호 계약 승인 후 7일 이내에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해야한다. 2011년 선수등록을 1월 31일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KIA 신인선수들까지 한화가 보상선수로 지명할 수 있다는 해석이 KBO 내부에서도 나왔다.

그러나 KIA가 보호선수 명단을 한화에 먼저 건네준뒤 31일 이전 선수등록을 하면 신인들을 보상선수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 김진우 역시 아직 임의탈퇴에 묶여 있어 한화가 지명할 수 없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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