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다 감독 “박찬호는 프로의 정석”

입력 2011-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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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박찬호(왼쪽)와 이승엽이 7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 나란히 그라운드로 들어서고 있다.

훈련태도·리더십 등 흠잡을데 없어
ML 17년 베테랑 경력 곳곳에 묻어
“젊은 선수들 본받아야” 깊은 감명
예상보다 더 높은 평가와 더 깊은 신뢰를 보냈다.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54·사진) 감독은 박찬호를 만나기 전부터 메이저리그 경력을 인정하고 있었고,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에는 더욱 확신에 찬 모양이었다. 7일 훈련이 끝난 뒤 오카다 감독을 만났다.


○개막전 선발 박찬호 구상

박찬호에 대해 묻자 오카다 감독은 대뜸 “개막전 투수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지난해 17승으로 퍼시픽리그 다승왕에 오른 가네코가 부상으로 빠졌다고 해도 지난해 10승을 거둔 기사누키 히로시(31)가 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런데 한술 더 떠 “시즌 스케줄이 원정 6연전부터 시작한 뒤 홈 3연전이 예정돼 있다. 박찬호는 시즌 개막전뿐 아니라 홈 개막전 선발 가능성도 있다”며 웃었다.

이날 박찬호가 불펜피칭을 할 때 오카다 감독은 포수 뒤에 앉아 유심히 지켜봤다. 지난 3차례 불펜피칭도 마찬가지였다. 오카다 감독은 박찬호의 투구에 대해 “실전을 생각하면서 던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타자를 어떻게 아웃시키는가라는 생각으로 공 하나도 의미 있게 던졌다”고 평가했다. “젊은 투수들은 대개 이 시기에 빠른 볼만 생각하고 던지는데, 박찬호는 왼손타자에는 이렇게, 오른손 타자에게는 이렇게 던지겠다는 목표를 설정해 투구 하나에도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구뿐만 아니라 수비도 대단하다”고 했다.

그는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인정했다. 한때는 선발투수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불펜투수로만 뛰었다. 그런데 오릭스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로 전환한다. 일본야구 적응도 숙제다. 그러나 오카다 감독은 “메이저리그 124승 실적이 있으니까 지금의 투구 스타일이면 이길 수 있다고 본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빠른 공 투수보다 이길 수 있는 투수

오카다 감독은 전날 박찬호가 기누가사에게 포크볼을 배우려했던 것을 알고 있었다. 밀대로 그라운드를 정리하는 모습도 파악했다. 이미 일본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박찬호가 포크볼을 배우려하고, 포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고, 그라운드를 고르는 모습에 아주 놀랐다”면서 기량뿐만 아니라 야구를 대하는 자세에서도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찬호가 젊었을 때처럼 그런 빠른 공을 던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머리로 타자를 이기기 위해 공을 던지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나는 시속 160km 빠른 공 투수보다 이길 수 있는 투수를 갖고 싶다”며 웃었다.미야코지마(일본 오키나와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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