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구단 전력분석|①한화 이글스] 탈꼴찌 넘어 4강? 방망이 세워야 산다

입력 2011-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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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건재·불펜진 성장…마운드는 안정
김태완 빠진 타격이 숙제…깜짝스타 기대
○목표: 한화는 지난해 2년 연속 최하위의 아픔을 맛봤다. 승률 4할도, 50승도 넘기지 못했다. 게다가 올해 역시 별다른 외부 전력 보강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4강을 꿈꿀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시범경기를 지켜본 야구 관계자들은 앞다퉈 “한화의 짜임새가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화의 목표도 단순히 ‘탈꼴찌’가 아니다. 한대화 감독은 “올해는 일단 4강과 60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보다 마운드와 수비가 안정됐고 백업 요원이 풍부해졌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층 안정된 마운드: 마운드는 지난해보다 한결 두꺼워지고 높아졌다. 선봉에는 당연히 절대 에이스 류현진이 선다. 시범경기 3경기(선발 2번, 중간 1번)에서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 코칭스태프도 “역시 자기 페이스 관리를 알아서 잘 한다”고 평가했다. 스스로는 ‘괴물’ 같았던 지난해에 비해 “아직 모자라다”고 여기지만, 그래도 류현진은 여전히 류현진이다.

2선발은 지난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던 용병 훌리오 데폴라가 맡는다. 원래 위력적인 구위에 제구력이 좋아지면서 안정감이 늘었다. 3∼5 선발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결정됐다. ‘버거씨병’을 딛고 일어선 송창식이 캠프 때부터 성큼성큼 앞서 나갔고, 배짱 좋은 2년차 안승민과 선발로 전환한 양훈이 뒤를 받친다.

불펜의 양적·질적 성장도 고무적이다. 좌완 셋업맨 박정진은 올해도 믿음직스럽다. 중간 계투로 자리를 옮긴 유원상도 남다른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최고 구속 150km를 찍은 사이드암 정재원과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진호도 눈도장을 받았다.

마무리 투수는 용병 오넬리 페레즈의 몫. 외국인 투수를 소방수로 써서 성공한 팀이 많지 않았지만, 오넬리는 일단 직구의 위력과 경기 운영 능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기복 없이 꾸준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한 감독도 “현재까지는 걱정할 부분이 별로 없다”며 신뢰를 보였다.


○공격력은 풀리지 않는 숙제: 문제는 공격력이다. 김태완(군 입대)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무게감은 확실히 다르다. 한 감독은 “마운드와 수비는 많이 좋아졌는데, 터지지 않는 방망이가 문제”라고 거듭 안타까워했다. 시범경기 최종전인 27일 KIA전에서도 9회까지 무득점에 그쳤고, 무사 1·2루에서 시작된 10회 승부치기에서도 점수를 내지 못했다.

4번 타자는 당연히 지난해 홈런 32개를 치고 92타점을 올린 최진행이 꿰찬다. 허리 통증 여파로 아직 실력 발휘를 못 하고 있지만, 좌익수 수비까지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은 올라왔다. 9년차 우타자 이양기와 5년차 좌타자 김강이 ‘제 2의 최진행’을 노리는 중심 타자 후보. 대졸 신인인 김용호와 나성용은 시범경기 홈런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한 감독은 “아직 신인들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한화로서는 베테랑 타자 장성호가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4월 말이나 5월 초 쯤에야 숨통이 트일 듯 하다. 톱타자는 발 빠른 내야수 전현태가 유력하다. 김경언 역시 시범경기 타율이 0.441(34타수 15안타)에 이른다. 외야에서는 군복귀 선수인 오재필과 고동진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공격력에 비하면 수비는 한결 낫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상훈과 백승룡은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 기존 주전 유격수 이대수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다. 지난해 한화는 기록되지 않거나 결정적인 실책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데, 올해는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체크 포인트: 지난해 한화는 주전 3루수 송광민이 시즌 도중 군에 입대하는 황당한 사건을 겪었고, 용병 카페얀이 1승도 못 올리고 팀을 떠난 후에도 한 달 간 새 용병을 데려오지 못했다. 야구에서 ‘만약’이란 필요 없다지만, 어려운 팀 상황에 악재까지 여럿 겹쳤던 게 사실이다. 올해는 시범경기에서 희망의 징후를 여럿 발견했다. 지난해보다 11승을 더해 ‘60승’이라는 목표를 채울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볼 만 하다. 다만 류현진과 원투 펀치를 이뤄 줄 것으로 기대했던 ‘7억 신인’ 유창식이 결국 2군에서 시즌을 맞게 된 게 아쉽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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