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상업영화에 반기 든 독립영화

입력 2011-04-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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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파업전야’ 상영 강행
‘상업자본과 상업적 배급망에 의지하지 않는 영화’.

독립영화에 대한 대략적인 정의다. 하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독립영화란 개념은 낯설었다. 제도권 영화의 상업성에 반기를 들고 사회변혁을 위한 영화, 32mm가 아닌 16mm 필름으로 촬영한 이른바 ‘소형영화’란 말이 널리 쓰였다.

당시 독립영화로 대중과 만난 젊은 영화인들의 모임이 장산곶매였다. 이들이 1990년 오늘, 당국의 상영 금지 조치 속에서 영화 ‘파업전야’의 상영을 강행했다. 극중 1988년 인천 동성금속을 배경으로 노조 설립에 나선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영화에 대해 경찰 등 당국은 ‘계급의식을 고취하고 파업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상영을 봉쇄했다.

장산곶매는 이날 서울과 수원, 인천 등 전국 4개 지역에서 영화를 일제히 개봉했다. 서울에서는 예술극장 한마당에서 상영됐고 당시 김명곤(전 문화부 장관) 대표와 장산곶매 이용배 대표가 불구속 기소됐다. 공연윤리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고 영화를 상영한 혐의였다.

이런 조치에도 장산곶매는 전국을 돌며 영화를 상영했다. 그 과정에서 필름을 압수하려는 경찰과 대학생 등 관객의 충돌이 계속됐다. 그러나 ‘파업전야’에 대한 관심은 높아 서울 연세대 2000여명, 서울대 5000여명 등 모두 30만여명이 영화를 봤다. 4월14일 전남대 상영 때는 경찰 12개 중대 1800여명의 병력이 헬기까지 동원해 필름을 압수하기 위해 대학 구내로 진입하기도 했다.

장산곶매는 ‘접속’의 장윤현,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이은, ‘이웃집 남자’의 장동흥, ‘GP506’의 공수창, ‘사생결단’의 최호 등 감독, 음악감독 조성우, ‘왕의 남자’의 공동제작자인 이글픽쳐스 정진환 대표 등을 배출했다. 이들은 199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주역으로 떠올라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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