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이범호. 사진 제공ㅣKIA 타이거즈
10년간 홈으로 썼던 익숙한 장소. 하지만 KIA 이범호(30·사진)는 “낯설다. 정말 낯설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그가 앉아 있던 곳은 늘 들락거리던 1루 덕아웃이 아니라 KIA 선수단이 쓰는 3루 덕아웃이었기 때문이다.
이범호는 5일 친정팀 한화와 대전구장에서 처음 만났다. 시범경기 때도 한화전에 출전한 적이 있지만, 그 때는 대전이 아닌 광주였기에 의미가 달랐다. 경기 전 그는 한화 덕아웃을 찾아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인사를 건넸고, 구단 직원들과 옛 동료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이범호는 2009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일본 소프트뱅크로 떠났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한국 야구 문을 두드리게 됐고, 한화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KIA에 둥지를 틀었다. 이 때문에 한화팬들의 원망 섞인 비난이 쏟아졌던 게 사실이다.
이범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팬들의 반응이 가장 걱정된다. 아까 구단 버스에서 내리는데 어떤 분이 ‘왜 갔어’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 가슴이 찡했다”면서 “KIA에서 잘하는 게 양쪽 팀 팬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다. 말로는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 속에 한화는 여전히 크게 남아 있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이범호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1루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고, 삼진으로 돌아서자 우레와 같은 박수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범호는 “최선을 다하겠다”던 다짐대로 했다. 3-1로 앞선 4회 2사 1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쐐기점을 뽑았다. 최종 성적은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삼진.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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