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브릿지 파동 후 2개월. “지금은 PC사도 되나요?”

입력 2011-04-17 18: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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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세계 PC 시장에 그야말로 ‘폭풍’이 한차례 몰아쳤다. 인텔의 기대작 이었던 2세대 코어(코드명 샌디브릿지) CPU(컴퓨터의 핵심 칩)용 메인보드(주기판) 칩셋(chipset: 메인보드의 제어 칩)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인텔은 신속하게 메인보드 칩셋의 리콜을 발표, 시행했고, 이에 따라 해당 칩셋이 적용된 PC 및 메인보드를 판매하던 제조사들도 덩달아 관련 제품의 회수, 환불, 혹은 교환 정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칩셋 결함 때문에 메인보드는 물론, CPU, PC 본체까지 팔 수 없게 된 것이다. PC 시장에서 인텔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이 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PC시장 전체가 얼어붙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2개월이 지난 지금의 사정은 어떨까?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표적인 PC제조사들은 문제의 칩셋이 적용된 데스크탑, 노트북 제품에 대한 전량 회수 및 교환을 마친 후, 지난 2월말부터 문제가 수정된 새로운 제품의 출하를 시작했다. 그리고 아수스, MSI, 기가바이트 등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들 역시 리콜을 마치고 현재는 정상적인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혹시나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것이 아닐지를 우려해 당장 제품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제법 많다. 하지만 몇 가지만 주의하면 이러한 걱정은 버려도 좋을 듯하다. 일단 완성품 PC, 특히 노트북의 경우는 2011년 4월 초 현 시점에서 기능 이상이 발생하는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완성품 PC, 특히 노트북은 안심하고 구매 가능

2월에 발생한 칩셋 결함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메인보드 상에 있는 SATA 포트(하드디스크나 광 드라이브를 연결하는 포트)의 문제였다. 2세대 코어 시리즈용 메인보드는 총 5~6개의 SATA포트를 갖추고 있는데, 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SATA포트를 제외한 나머지 SATA포트에 하드디스크나 광 드라이브를 연결하면, 데이터 전송 중에 속도가 저하되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완성품) PC는 하드디스크와 광드라이브 각각 1개 만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 결함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구매했다 해도 기능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특히 노트북의 경우에는 2개 이상의 저장장치(하드디스크나 광 드라이브)를 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물론 데스크탑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차후에 하드디스크를 추가로 장착하기도 하여 약간의 불안감이 남는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제품은 최종적으로 2월말까지 전량 회수된 상태이기 때문에, 3~4월 사이에 생산된 제품이라면 결함 제품일 가능성이 전혀 없다. 만약 1월과 2월 사이에 2세대 코어 시리즈 데스크탑을 구매한 사용자라면, PC 제조사에 연락하여 현재 가지고 있는 제품이 리콜 대상인지 문의해 보는 정도의 수고만 하면 된다. 리콜 대상 제품이라면 당연히 환불이나 무료 메인보드 교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조립 PC의 경우 ‘H61’ 메인보드 고려해볼 만

그리고 조립 PC를 구매할 생각이라면 결함 제품을 피할 방법은 더욱 쉬워진다. 문제가 발생한 메인보드 칩셋의 이름은 ‘P67’과 ‘H67’이었다. 하지만 같은 2세대 코어용 이면서도, 결함 문제가 없는 ‘H61’ 칩셋의 메인보드가 2월 말부터 출시되기 시작했다. 때문에 ‘H61’ 칩셋이 들어간 메인보드를 사용한 PC라면 결함 문제에 있어 100%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H61 칩셋은 본래 P67과 H67의 보급형으로 설계된 것이다. 때문에 H61 칩셋 기반의 메인보드는 값은 저렴하지만, 메모리 슬롯이나 USB 포트, PCI 익스프레스 슬롯과 같은 기능 확장 옵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즉 지금 당장은 고성능을 발휘하겠지만 차후에 부품을 추가하여 성능을 업그레이드는 하는데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의미다. 만약 추후 업그레이드까지 고려하겠다면 H61이 아닌 P67이나 H67 메인보드를 구매하는 것이 좋지만, 이 두 칩셋은 결함 사태의 장본인이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구매를 꺼릴 수 밖에 없다.
P67/H67 메인보드 구매한다면 ‘B3’ 버전에 주목

만약 결함이 없는 P67과 H67 칩셋 메인보드를 구매하고 싶다면 해당 메인보드의 제품명과 세부 사양을 꼼꼼하게 살펴보도록 한다. 인텔은 2월 말부터 결함이 해결된 ‘B3’ 버전의 P67과 H67 칩셋을 생산하여 메인보드 제조사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인보드 제조사들은 기존 P67 / H67 메인보드에서 칩셋을 B3 버전으로 교체한 제품을 현재 판매 중이다.


구매하려는 메인보드가 B3 버전인지의 여부는 일단 제품명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각종 가격비교 사이트나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P67/H67 메인보드 중에 B3 버전 칩셋을 사용한 제품은 모두 제품명 끝에 ‘B3’라고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제품을 살펴보아도 상자 및 기판 표면에 B3 버전임을 강조하는 문구를 강조하고 있어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만약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PC를 구매했거나, 위와 같은 점을 확인한 후 구매했어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소비자라면 하드웨어 정보 확인 소프트웨어인 ‘CPU-Z’를 이용해보자. 무료이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CPU-Z를 실행하면 해당 PC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품들의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는데, 그 중에 ‘메인보드(mainboard)’ 탭을 클릭해 본다. 여기서 메인보드의 제품명 및 구성 부품들의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P67/H67 메인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사우스브릿지(southbridge)’ 항목의 ‘리버전(Rev)’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 ‘B3’라고 표기된다면 이는 결함이 해결된 메인보드라는 의미다.

편견과 선입견 해결을 위한 제조사들 노력 필요

지난 2월의 칩셋 파동으로 인해 인텔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 그 규모가 미화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인텔 및 PC 제조사들, 그리고 메인보드 제조사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인해 4월 현재, 시장에서 결함 가능성이 있는 제품들은 거의 회수되어 문제가 없는 제품으로 교체가 된 상태다.

이 정도라면 지금은 안심하고 2세대 코어 시리즈 기반의 PC를 구매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함이 남아있다면 위에서 소개한 대로 결함 제품을 피할 수 있는 방법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다. 그리고 제조사들 역시 이러한 방법들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제품의 결함은 쉽게 고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마음속에 들어앉은 편견과 선입견은 쉽게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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