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내내 비 맞으며 선수 독려…서울 역전승
분위기 쇄신 ‘고명진 카드’ 주효…결승골 보답
자진 사임한 황보관 감독에 이어 FC서울의 지휘봉을 이어받은 최용수 감독대행이 데뷔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서울은 지난달 30일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박용호와 고명진의 연속 골로 2-1로 승리했다. 4경기 만에 1승을 추가한 서울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하위권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분위기 쇄신 ‘고명진 카드’ 주효…결승골 보답
○성공적인 고명진 카드
감독이 바뀌면 베스트11에서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감독마다 선호하는 선수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분위기 변화를 위해서도 주전 일부를 교체하는 경우가 있다.
최 감독대행이 선택한 카드는 고명진이었다. 지난해부터 베스트 라인업에 들지 못하고 있지만 고명진은 충분히 선발로 나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2006년부터 서울에서 코치생활을 했던 최 감독대행은 고명진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다. 고명진은 결승골로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최 감독대행에게는 첫 승리를 선물하며 보은했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최 감독대행이 선택한 첫 번째 카드는 적중했다.
○눈길 끈 형님 리더십
최 감독대행은 제주와의 경기에서 양복을 입고 경기 내내 비를 맞으면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벤치와 선수가 함께 일체감을 가지고 경기를 펼쳤다. 그 덕분이었을까. 서울은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서울은 이날 경기 전까지 선제골을 내준 경기에서 단 한번도 역전승을 거둔 경험이 없었다.
최 감독대행은 경기 후 “선수들이 몸을 던져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모습을 보고 후반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잘해줬다”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굵은 빗줄기를 맞으면서도 선수들과 함께 한 최 감독대행의 형님 리더십이 빛났다.
○시험대에 선 최 감독대행
서울은 제주 전에서 주전 골키퍼를 잃었다. 골키퍼 김용대는 경기 도중 상대 공격수 신영록과 부딪히면서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김용대는 1일 수술을 받았다. 최소 3주는 출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팀에서 골키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특히 서울은 김용대를 제외한 다른 골키퍼는 프로경기 경험이 많지 많다. 최 감독대행에겐 또 다른 시험무대가 마련된 셈이다. 어떤 전략과 전술을 통해 주전 골키퍼 공백을 최소화하며 팀의 정상화를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