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 고차원.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상주 상무의 고차원(25·사진)은 지난달 30일 수원전을 앞두고 기분 좋은 꿈을 꿨다. 특별한 예시를 주는 꿈이었다. 그 꿈을 꿀 때마다 골을 넣거나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수원전을 준비하던 고차원은 마음속으로 웃었다. 그리고 수원전에서 후반 교체로 출전해 결승골을 넣고 팀에 승리까지 안겼다.
“꿈 때문에 반드시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믿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골을 넣을 때,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오기에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헤딩하고도 무조건 골이 될 것으로 믿었어요.”
고차원은 2년 전에도 똑같은 꿈을 꾸고 골을 넣은 경험이 있다. 당시 전남 소속이던 그는 역시 수원을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고차원은 “오늘 꾼 꿈하고 2년 전 꿈이 같습니다. 그날도 골을 넣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맞아 떨어졌습니다”라고 기분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고차원은 어떤 꿈인지 공개하길 거부했다.
그는 “이전에 꿈 내용을 여러 사람에게 말했더니 골도 못 넣고 큰 점수차로 졌습니다. 그 뒤로는 잘 얘기하지 않습니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도 2명한테만 ‘좋은 꿈을 꿔서 우리가 이길 것 같다’고만 했습니다”고 말했다.
고차원에게 수원전 골은 3가지 특별한 의미가 있다.
25번째 생일 축포였고, 5월1일자로 일병으로 진급하는 자축 골이었다. 게다가 지난달 29일은 친할머니의 기일이었다. 고차원은 너무 좋은 나머지 준비했던 걸 그룹 ‘에프터스쿨’의 댄스 세리머니 대신 유니폼 상의를 벗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탓에 옐로카드를 한 장 받긴 했지만 고차원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상주 |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