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사직 롯데전은 한화 가르시아의 한국무대 복귀전이었다. 가르시아(왼쪽)는 경기 전 레이싱걸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10일 사직 롯데전은 한화 가르시아의 한국무대 복귀전이었다. 가르시아(왼쪽)는 경기 전 레이싱걸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타격 훈련때 촬영 온 레이싱걸 등장
남들은 집중 안 된다 투덜거리지만
혼자 흐뭇하게 뚫어져라 쳐다봐요

박종훈감독 아들과 맞대결 가능성에
“표정관리 하려면 가면 쓸까?” 말해요

서른여섯에도 싱커 147㎞ 씽씽투
로페즈를 본 조범현감독의 한마디
“라커에서 보면 등 근육 로봇 같아”
돌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떠나는 사람이 있게 마련. 가르시아가 태평양을 건너온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달(Moon)이 졌어요. 태양(Sun)이 사라진지, 딱 반년 만. 해와 달은 없지만, 야구계에는 또 많은 별들이 있어요. ‘반짝반짝’ 그렇게 프로야구는 또 굴러가요.


○레이싱걸에 시선 뺏긴 가르시아


한화 유니폼을 입은 가르시아가 10일 사직구장에서 국내 복귀 후 첫 타격 훈련을 할 때였어요. 웬일인지 갑자기 그라운드에 레이싱걸이 단체로 등장해요. 롯데의 스폰서 기업이 후원하는 한 케이블방송의 레이싱걸 오디션 프로그램 촬영이었어요.

정원석은 “집중이 안 된다”고 투덜거렸지만, 가르시아는 갑작스런 미녀들의 등장에 시선을 떼지 못해요. 힐끔힐끔 보는 게 아니라 아예 넋을 잃은 듯 뚫어져라 쳐다봐요. 누군가 그래요. “혹시 복귀 축하 행사인줄 착각한거 아냐?”고요. 가르시아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최진행에게 “노란색 머리로 함께 염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어요. 물론 최진행이 ‘노’라고 했지만, 복귀 첫날부터 화끈한 화제를 뿌린 가르시아에요.


○박종훈 “부자대결? 쌍둥이 가면이라도 쓸까?”


SK 박윤이 지난주 1군 엔트리에 올라왔어요. 박윤은 LG 박종훈 감독의 아들이에요. 2007년 SK에 입단한 뒤 5년 만에 1군 무대에 얼굴을 내밀었어요. 지난 주말에는 인상적인 활약도 펼쳤어요.

박 감독은 “이제 집사람이 LG 경기를 보는 게 아니라 아들이 있는 SK 경기를 보지 않겠느냐”며 웃어요. 당장 이번 주말 잠실에서는 LG와 SK가 만나요. 박 감독, 처음에는 “잠실에서 만날 때까지 1군에 붙어만 있어도 좋겠다”고 했는데, 현재 모습이라면 충분히 부자가 적이 돼 만날 가능성도 있어요. 그 순간이 되면 TV 중계 카메라도 박 감독의 얼굴을 클로즈업할 거예요. 박 감독은 “표정 관리를 어떻게 해야 돼? 가면 하나 구입해서 쓸까? 쌍둥이 가면 하나 준비해야하나?”라며 웃어요.

부자는 이미 아버지가 두산 2군 감독이던 시절에도 만나봤대요. 박 감독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정답 아니겠느냐”며 선을 그었어요. 프로야구 역대 부자 맞대결은 1990년 롯데 김진영 감독-태평양 신인 김경기, 1992년 삼성 김성근 감독-LG 김정준이 있었어요.


○서른여섯 로페즈, 몸 상태는 이팔청춘

KIA 외국인 투수 로페즈는 8일 광주 두산전에서 이색적인 투구를 했어요. KIA 전력분석팀이 취재진에 제공한 투구 분석표에는 총 109개의 공 중 직구가 단 3개뿐이었어요. 대신 무려 78개의 싱커를 던졌어요. 기교파 투수도 이 정도로 직구 비율이 낮지는 않아요. 이날 기록한 로페즈 싱커 최고 구속, 직구(144km)보다 빠른 147km에요.

싱커를 직구처럼 던지면서 타자들을 땅볼로 유도하는 것이 이닝히터의 비결이에요. KIA 조범현 감독 훈련 중인 로페즈를 훈훈한 미소로 바라보며 한 마디 해요. “라커에서 보면 등 근육이 무슨 로봇 같다”고요. 로페즈 만 서른여섯 나이지만 야구를 시작한 이후 팔꿈치가 아픈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네요.


○정근우의 호수비만큼 빛난 태양(빅뱅 멤버) 스타일


11일 잠실 SK-두산전. 2-0으로 앞선 2회말 두산 공격이었어요. 2사 후 타석에 선 최준석이 고효준의 볼을 힘껏 쳐냈지만 빗맞아 우익수 쪽 파울라인 밖으로 날아갔어요. 체공시간은 제법 됐지만 우익수가 잡기에도, 1루수가 잡기에도 애매한 코스. 그런데 그때였어요.

순간 한 선수가 우익수와 1루수 사이를 뚫고 총알같이 달려와 슬라이딩하며 그 볼을 잡아내요. 바로 정근우에요. 얼마나 빠르게 뛰었는지 달리다가 모자까지 벗겨질 정도였어요.

하지만 모자가 벗겨지는 순간 정근우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이 만천하에 공개됐어요. 주말 잠실 두산과의 3연전을 앞두고 마치 모히칸을 연상시키는 인상적인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그게 모자가 벗겨지며 때마침 드러난 거죠. 본의는 아니지만 정근우는 감각적인 헤어스타일이 공개돼 매우 뿌듯해 했어요. 자칭 인기 아이돌 빅뱅의 멤버 태양 스타일이래요.


○넥센 정민태 코치와 알드리지의 만담

지난 주 목동구장 풍경이에요. 넥센 정민태 코치가 펑고 배트를 짚고 덕아웃 앞에 서 있었어요. 아주 위엄 있는 표정이었어요. 아니 그런데 이런…. 갑자기 어떤 선수가 뒤를 툭 치고 지나가는 거예요. 순간 정 코치는 중심을 잃고, 기우뚱했어요. 무게감은 온 데 간 데 없이 날아갔어요.

“아니 어떤 놈이야!” 뒤를 돌아보니, 외국인타자 코리 알드리지가 ‘씩’ 웃으며 그라운드로 뛰어나가요. 정 코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알드리지를 불러 세워요. “코치한테 이런 장난을 치면 안돼.” 하지만 한국말을 알아들을 리 없는 알드리지. 장난기 발동한 정 코치가 작정하고 인상을 쓰자, “코리안 스타일을 안다”며 엉덩이를 내밀어요. 정 코치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이 “껄껄” 웃어요.

그러던 알드리지,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한마디를 던져요. “내가 한국스타일로 해서 야구가 잘 안되나 봐요.” 하지만 그런 핑계가 정 코치에게 통할 리 없지요. “야, 그냥 야구만큼은 미국스타일로 해.”

[스포츠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