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 그리고 가시권에 들어온 4강. 두산 니퍼트는 1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며 104개의 공으로
완봉승을 기록했다. 니퍼트가 조금도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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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승 두산, 가을잔치 진출 불씨 살려
리오스도, 히메네스도 그리워할 필요가 없다. 올시즌 새로 영입한 니퍼트가 두산의 특급 외국인투수사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니퍼트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라이벌 LG전에 선발등판해 국내 데뷔 후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팀의 4강행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9이닝 동안 5안타 1볼넷만 허용한 채 7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쳐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두산으로서는 시즌 2번째 4연승이었다. 4월 19일 잠실 넥센전∼24일 대전 한화전 5연승 이후 오랜 만에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아울러 4위 LG에 4.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니퍼트는 이날 승리로 시즌 7승(4패)을 수확하며 김선우(6승)를 제치고 팀내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2.87의 방어율로 1위를 달렸는데, 이날의 무실점 호투로 2.58까지 더욱 낮췄다.
황홀한 7월의 첫날밤. 무엇보다 국내무대 데뷔 후 15경기 등판 만에 자신의 첫 셧아웃 게임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올시즌 8개구단 전체로 따지면 강우콜드게임을 포함해 12번째 완투이자 8번째 완봉승. 두산 투수 중에는 김선우에 이어 2번째 완봉승.
그는 장마로 인해 선발예고 후 등판이 무산되면서 장기간 휴식을 취했다. 지난달 18일 대전 한화전 이후 거의 2주일 만에 등판했다. 그러나 1회초 팀 타선이 3점을 뽑아주자 니퍼트는 한결 여유가 있었다. 9회까지 104개의 효과적인 투구수로 마운드를 홀로 지켰다. 큰 키에서 내리 꽂는 최고구속 150km의 강속구와 함께 체인지업(16개), 커브(5개), 슬라이더(8개)를 자유자재로 던졌다.
니퍼트는 경기 후 “너무 많이 쉬어 사실 경기 전 캐치볼을 할 때 어깨도 좋지 않았는데, 팀 타선이 먼저 점수를 뽑아주면서 홀가분했다. 경기 초반에는 직구가 다소 높게 제구됐는데 갈수록 좋아졌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잘 해준 경기였다”며 웃었다.
8회 2사후 조계현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간 상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얘기는 없었다. 언제인지 모르는데 투구 때 손가락이 마찰되면서 살갗이 약간 벗겨졌다. 그래서 바꾸는 줄 알았는데 코치가 ‘휴식 주려고 왔다’고 해서 웃겨서 땅을 보고 웃었던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한때 흔들렸던 곰군단은, 푸른눈의 에이스 니퍼트의 안정적인 피칭 속에 4강진출에 대한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잠실|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