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명단 빠지면 승부조작?

입력 2011-07-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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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연맹 “관련선수 출전 자제해 달라”
조동건 부상결장에도 괴소문에 시달려
명단제외 경남선수 2명은 조작 사실로
‘출전명단을 확인하라.’

승부조작 파문이 점점 확대되는 가운데 축구 관계자들이 K리그 출전명단을 보고 사건 가담자를 추측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프로연맹이 각 구단에 승부조작 혐의자나 자신신고 선수들의 출전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데서 비롯됐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16개 구단 담당자와 한 번씩 통화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련 선수들의 출전 여부는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조금이라고 의혹이 있는 선수는 출전시키지 말라는 완곡한 표현이다.

이러다보니 출전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이 일단 의심을 받는다. 각 구단은 경기시작 1시간 30분 전 연맹에 18명의 출전 엔트리를 제출하게 돼 있다. 만일 주전급으로 뛰던 선수들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 첫 번째로 의심을 산다.

대표적인 게 성남 일화 공격수 조동건(25)이다. 조동건은 5월 이후 정규리그 3골 1도움의 물 오른 득점감각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2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연히 괴 소문이 퍼졌다. 그러나 취재 결과 사실무근이었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훈련 도중 발목이 잔디에 걸려 돌아갔다. 내가 잘 아는 한의원을 소개시켜주면서 치료하게 했다. 어설프게 나아서 게임 뛸 생각하지 말고 확실히 회복된 뒤에 오라고 했다. 감독직을 걸고 100% 장담한다. 승부조작과 관련이 없다”고 루머를 일축했다. 다행히 조동건은 결백이 증명됐지만 반대로 사실인 경우도 있다.

경남FC는 3일 울산 현대 원정에 수비수 A와 P를 데리고 왔다.

그러나 최근 승부조작 브로커 역할을 한 인천 출신 D가 검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자 A와 P는 경기 전날인 2일 밤 구단에 승부조작 사실을 털어놓고 자진신고를 했다. A와 P는 작년까지 인천에서 함께 뛸 때 D의 사주를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 경기 당일인 3일, 부랴부랴 두 선수를 출전 명단에서 빼야 했다. 이 밖에도 타 구단 몇몇 선수들은 명확한 결장 이유가 밝혀지지 않아 소문이 소문을 낳고 있는 형국이다. 승부조작 파문이 만들어낸 K리그의 슬픈 자화상이다.

울산|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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