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LG “선발 빅3, 뒷문 앞으로 갓!”

입력 2011-07-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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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뒷문…박현준·주키치·리즈, 마무리 투입 긴급처방
이상열 제외하곤 마땅한 소방수 없어
불펜피칭 하는 날 출전…변칙 마운드

박현준 마무리 등판했지만 홈런 맞아
“일시적 운용…과부하 걸릴땐 멈출 것”
뒷문이 뚫린 LG가 ‘선발 빅3’를 구원투수로 돌리는 긴급처방을 내렸다. 박현준 주키치 리즈를 불펜피칭하는 날에 불펜피칭 대신 돌아가며 마무리로 대기한다는 것이다. LG 박종훈 감독은 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기자들이 “마무리 때문에 걱정이겠다”고 말하자 “오늘부터 깜짝 카드를 쓸 생각이다. 한번 보라”며 웃었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었다. 최근 승리를 눈앞에 두고 불펜투수들이 계속 승리를 날려버리는 상황이 잇따르자 긴급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는 고뇌가 묻어나왔다.


○허술한 뒷문, 연패에 빠진 LG

LG의 약한 불펜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시즌을 앞두고 다양한 카드를 준비했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시즌 초반 맹활약하던 신정락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오상민은 개인사정으로 방출됐다. 마무리로 점찍었던 김광수는 벌써 2번째 2군행. 이동현의 구위도 타자를 압도하지 못한다. 신인투수 임찬규가 초반에는 마무리로 깜짝 활약을 펼쳤지만 역시 경험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상 제 몫을 하고 있는 불펜투수는 좌완 이상열 뿐. 투수들의 7∼9회 피안타율은 0.270으로 롯데(0.275) 다음으로 좋지 않다. 블론세이브는 12차례로 8개구단 중 최다. 특히 5일까지 최근 4연패 중 3패는 뒷문이 열리면서 패해 뼈아팠다.


○선발투수의 불펜피칭 대용 마무리 등판

LG 최계훈 투수코치는 올시즌 거듭된 불펜난조에도 박종훈 감독에게 “선발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며 변칙적인 선발투수의 마무리 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왔다. 박 감독 역시 “선발이 버텨줘야 마무리도 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최근 연패 속에 4위도 안심하지 못하는 처지에 이르자 위기돌파를 위해 결국 고육지책을 꺼내든 것이다. 선발투수들은 대개 5일마다 등판한다. 선발등판 이틀 전에 불펜피칭으로 감각을 끌어올린다. 결국 박현준 주키치 리즈는 불펜피칭을 하는 날에 불펜에서 던지는 공을 대신 실전 마운드에 올라 던진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선발투수의 불펜대용 구원등판은 훗날 대가를 지불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


○선발 빅3의 마무리 변칙기용은 한시적 응급처치

최계훈 투수코치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불펜피칭과 실전피칭은 육체적 피로도와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등판상황이 오지 않아 실제로 등판하지 않더라도 마무리로 대기해야하는 정신적 피로도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우선은 연패를 끊고 팀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선발투수들에게 부하가 걸릴 위험이 있는데, 그런 상황이 되면 변칙은 그만둘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8일 잠실 KIA전 선발등판이 예정된 박현준이 6일 대전 한화전에 등판했다. 그러나 경기 전 공언했던 마무리 상황이 아니라 4-4 동점인 6회 2사 1루. 박현준은 8회 2사까지 6명을 상대로 탈삼진 3개로 호투했지만, 강동우에게 한가운데 높은 직구(시속 148km)를 던지다 홈런을 맞고 4-5로 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LG로서는 박현준을 내고도 자칫 게도 구럭도 잃을 처지였지만 9회초 이병규의 만루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4연패에서 일단 탈출했다. 박현준은 시즌 9승을 챙기며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대전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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