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고물창고? 삼성 2군은 보물창고!

입력 2011-07-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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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도 승승장구, 원동력은?
배영섭 모상기 등 상승세 이끈 주역
2군서 꾸준히 기량 닦아 1군서 활짝
프런트, 어린 선수들 입대시기 조절
유망주들 관리 ‘화수분 2군’ 만들어
삼성은 2005∼2006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뒤 한동안 4강권에서만 맴돌았다. 지난해에는 4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힘 한번 못 써보고 4연패하며 SK 우승의 들러리로 전락했다. 전임 선동열 감독이 “올해는 2위로도 만족한다”는 발언으로 화(경질)를 자초했지만 이는 냉정한 현실인식으로도 이해됐다. 그만큼 삼성의 전력은 지난해는 물론 올시즌 초반까지도 우승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잠실 LG전 4-3 승리 후 삼성은 1위에 올랐고 KIA SK와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7월 들어서도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승승장구의 원동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인데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 끊임없는 유망주의 공급이다.


○‘화수분’ 2군, 트레이드 금지령까지 내려졌다!

올 시즌 삼성의 1번타자를 꿰찬 배영섭(25), 6월 이후 팀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 받는 조영훈(29) 손주인(28) 모상기(24) 등은 모두 1군보다는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대기만성형의 선수들이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잠깐씩 1군에 얼굴을 내비쳤던 내야수 김경모(22)와 외야수 정형식(20) 등도 장차 1군 주전멤버로 손꼽히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김경모는 몇 년 뒤 주전 2루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능은 있지만 부상 또는 적응 실패로 2군에 묶여있는 유망주들. 다른 팀 같으면 벌써 트레이드 또는 자유계약선수로 버렸을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삼성은 달랐다. 지난해 시즌 중반 선동열 전 감독은 “구단(프런트)에서 트레이드를 하지 말라고 한다”고 실토한 적이 있다. 삼성 2군에 내·외야의 유망주들이 다수 감춰져 있는 이유다.


○노련한 프런트, 군 입대 시기도 조절한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개막 직후부터 “이영욱은 올 시즌을 마치면 군에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해왔다. 지난해 주전 중견수이자 1번타자였던 이영욱이 배영섭에 가려 뛸 기회를 잡지 못하자 아예 군 입대를 ‘현실적 대안’으로 언급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2009년 백업 외야수로 요긴하게 활용했던 우동균(22)을 그해 12월 경찰청에 입대시켰다. 우동균은 올해 말 팀에 복귀한다. 또 지금은 팀의 3·4번타자로 성장한 내야수 박석민과 외야수 최형우도 이미 병역을 마쳤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어차피 어린 선수들은 1군에서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럴 바에야 상무 또는 경찰청에서 기량을 닦고, 스스로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꺼번에 여러 선수를 군에 보내지 않고, 팀 전체의 포지션별 선수층의 두께를 고려해 입대 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정재우 기자 (트위터 @jace2020)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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