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제자에 발등 찍힌 신태용

입력 2011-07-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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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일화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성남 출신 2명 승부조작 없다더니 검찰선 자백”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후 많은 지도자들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검찰에 소환되기 직전까지도 “오해다”고 손을 내저었던 선수들은 검사의 조사가 시작된 지 5분도 안 돼 줄줄이 죄를 털어놓는 모습에 많은 감독들이 아연실색했다.

성남 일화 신태용(사진) 감독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신 감독은 1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 앞서 잠시 취재진을 만났다. 자연스레 승부조작이 화두에 올랐다.

이번에 기소된 선수 중 미드필더 J와 공격수 C는 성남 출신이다.

J는 성남에서 작년에 중국 프로리그로 갔다. C는 광주상무에서 전역하고 작년 시즌 말미 잠시 성남에서 뛰다가 올 시즌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다.

신 감독은 얼마 전 J가 승부조작에 관련돼 있다는 말을 듣고 중국으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대답은 ‘노’였다. 재차 물었지만 J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며 펄쩍 뛰었다.

그러나 J는 신 감독과 통화한 지 이틀 후에 한국으로 들어와 검찰 조사를 받았다. J는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C도 마찬가지.

승부조작 파문이 터지기 직전인 5월 15일, C가 스승의 날이라며 인사차 신 감독을 찾아왔다.

당시 C가 상무시절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신 감독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물어봤다. 돌아온 답은 역시 ‘아니다’였다. C는 “왜 그런 소문이 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역시 거짓말이었다.

물론 이들은 성남 시절에는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작년 우리 팀은 모든 경기에 베스트 멤버를 냈다.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엔트리에서 뺐기 때문에 승부를 조작할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면서도 “그렇게 아니라도 하더니…”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성남|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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