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1골·1AS…우승 한턱쐈다

입력 2011-07-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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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1 프로축구 컵대회 결승전 울산현대 대 부산아이파크 경기에서 울산 설기현이 팀의 두번째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울산 | 김종원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선발 원톱 출전 종횡무진…울산 상금 1억 명중
“동료와 호흡 척척 적응 끝…더 많은 골 넣겠다”
양동현 때늦은 추격골 …부산 3년 연속 준우승
울산 현대 설기현(32)이 모처럼 이름값을 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설기현은 13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1 러시앤캐시컵 부산 아이파크와의 결승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1골1도움을 올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설기현의 맹활약 덕분에 울산은 2007년 이후 4년 만에 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울산에게는 우승 트로피와 상금 1억원이 수여됐다. 울산 김신욱(11골)과 최재수(4도움)는 각각 대회 득점왕과 도움왕에 올라 500만원의 보너스를 챙겼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설기현은 모처럼 팀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선발 원톱으로 나선 설기현은 그라운드를 넓게 활용하며 부산 수비진을 흔들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였지만 좌우 측면으로 넓게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 동료들의 득점 찬스까지 만들어줬다. 유럽에서 오래 선수생활을 하다 지난해 K리그로 이적한 설기현은 2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설기현은 전반 38분 고슬기가 문전에서 헤딩으로 떨어뜨린 볼을 살짝 옆으로 밀어놓았다. 고창현은 이 볼을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 선제골을 뽑아냈다. 어시스트로 불씨를 당긴 설기현은 전반 종료 직전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설기현은 최재수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한 볼을 문전으로 쇄도하며 왼발로 각도만 꺾어놓는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부산 골대 왼쪽 크로스바와 골키퍼 사이를 통과해 골망에 꽂혔다.

1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1 프로축구 컵대회 결승전 울산현대 대 부산아이파크 경기에서 3-2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울산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울산 | 김종원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그는 후반 13분 팀의 3번째 골 상황에도 기여했다. 설기현은 수비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잡아 상대 수비수 1명을 따돌린 뒤 김신욱에게 연결했다. 김신욱은 40여m를 단독 질주 해 강진욱의 골을 이끌어냈다. 설기현은 제대로 이름값을 한 뒤 팀이 3-2로 앞선 후반 34분 교체됐다.

컵 대회 결승 이전까지 설기현은 팀의 기대에 못 미쳤다. 간혹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긴 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플레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설기현은 최근 훈련 강도를 조금씩 높이면서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설기현은 “포항에서 울산으로 이적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려 전반기에 부진했다. 동료들과의 호흡이 좋아지면서 플레이가 나아지고 있다”라며 “한국에서 처음 우승해 더 기쁘다. 오늘을 계기로 리그에서도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부산은 후반 양동현이 혼자 2골을 만회하며 추격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절호의 동점 기회를 맞았지만 골로 연결하는데 실패했다. 부산은 결국 2009년과 2011년 컵 대회, 2010년 FA컵 등에서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하고도 모두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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