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 “나도 톱10…아빠와 선물약속 지켰다”

입력 2011-07-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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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프로골퍼 홍란. 스포츠동아DB

■ 에비앙 마스터스 공동6위

우승 놓쳤지만 ‘톱10 목표’ 초과달성
지난해 에비앙 컷탈락 아쉬움도 훌훌
“골프 보는 눈, 더 넓어진 것 같아 기뻐”


“작년에는 컷 탈락했는데 이번에는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대하세요.”

15일 프랑스 에비앙으로 떠나기 전,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만난 홍란(25·MU스포츠)은 밝은 표정이었다. 마치 소풍을 앞둔 아이마냥 신이 났다. “오늘은 제가 쏘는 거니까 마음껏 드세요.”

이날 약속 장소엔 KLPGA 선후배인 서보미와 선승효 등이 함께 했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홍란의 에비앙 마스터스 출정처럼 흘러갔다. “건배! 홍란의 에비앙 마스터스 선전을 위하여!”

두 시간 남짓 계속된 식사 자리에선 다양한 얘기가 나왔다. 바로 전에 끝난 US여자오픈도 화제였다. “아까웠어요. 희경이가 우승할 것 같았는데….”

홍란과 서희경은 프로 무대에서 둘도 없는 단짝이다. 그러니 서희경의 연장전 패배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유)소연이가 우승한 것도 잘한 거지만 그래도 희경이가 우승하길 좀더 바랐거든요. 아쉽더라고요. 이번에 에비앙 가서 만나면 위로 좀 해줘야겠어요.”

큰 대회를 앞두고 있었지만 홍란은 오히려 친구를 먼저 생각했다. 그리고는 “첫 번째 목표는 컷 통과이고, 조금 더 기대하면 ‘톱10’에 들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목표를 밝혔다.

기대했던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6위. 하지만 홍란은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돌아온다.

게다가 이번에는 아빠, 엄마와의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됐다. 홍란은 “작년 에비앙 출전에서 컷 탈락하는 바람에 부모님의 선물 하나 사오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올려 꼭 부모님 선물을 사오겠다”고 다짐했다.

홍란의 부친 홍춘식 씨는 “(홍)란이가 좋은 성적 내면 시계를 사가지고 오겠다고 했는데, 이미 시계보다 더 값진 선물을 해줬다. 너무 대견하고 기특하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홍란에게 이번 대회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그는 경기 뒤 “이번 대회를 통해 골프를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진 것 같다”는 말처럼 값진 교훈을 얻고 돌아오는 홍란의 하반기 활약이 더 기대된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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