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올스타전 없었던 일로

입력 2011-07-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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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스타전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연맹은 올스타전을 개최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안도 마련했지만 최종 결정을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올스타전 일환으로 개최된 K리그 올스타 팀과 FC바르셀로나의 경기. 스포츠동아DB

핫이슈|왜? 올스타전 개최 포기했나

프로연맹, 승부조작 비난 우려 전면 중단
최종 결정기구인 이사회 구성도 못 마쳐
대안 마련에 고심…구단은 전훈 등 준비
‘별들의 잔치’인 K리그 올스타전 개최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1년 올스타전을 이번 주말(30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연맹은 5월 K리그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이후 올스타전 개최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 왔다. 예정된 날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연맹은 여전히 개최 여부 자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올스타전 개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발표를 미룬 채 손을 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한 부담감

연맹은 K리그 승부조작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어 올스타전 개최에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하면 오히려 팬들의 비난만 거세질 뿐,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이다.

사실 연맹은 올스타전 준비를 어느 정도 진행해왔다. 경기 예정일을 정했을 뿐 아니라 올스타전 타이틀스폰서도 계약 성사를 목전에 두는 등 올스타전 개최를 위한 실질적인 준비도 어느 정도 마쳤다.

하지만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뒤 올스타전 준비는 전면 중단됐다. 매년 올스타 선정을 위해 실시했던 팬 투표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올스타전을 개최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몇 가지 대안도 마련했지만 이를 실행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아예 휴식기를 가질 것인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왜 결정 자체가 늦어지나

올스타전 개최여부 최종 결정은 연맹 이사회 의결 사항이다. 하지만 현재 연맹은 이사회 구성을 마치지 못했다. 정몽규 총재는 취임 이후 이사회 개혁에 나섰다. 이전까지 구단 관계자들로 구성된 이사회에 사외 이사들을 포함시켜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하는 기구로 바꿔놓기로 했다.

현재까지 결정된 이사는 구단 대표 5명뿐이다. 하지만 사외이사 선임은 연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스타전 개최 여부 결정을 이사회로 넘길 수가 없다. 결국 사무총장, 부회장, 총재 등 고위층이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결정을 한 뒤 이사들의 동의를 받는다는 게 연맹의 생각이다. 그러나 연맹 고위층은 올스타전 개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


○올스타전 대안은?

구단들은 연맹에서 올스타전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자 자체 일정을 소화할 계획을 잡고 있다. 몇몇 구단들은 전지훈련 등을 준비 중이다. 연맹 관계자는 “몇 가지 대안을 마련해서 (윗선에) 보고한 상태다.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대안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올스타전은 최고 선수들이 한데 모여 팬들에게 서비스하는 장이다. 비록 그라운드는 아니지만 팬들에게 서비스할 곳은 다양하다. 특히 승부조작으로 팬들에게 걱정을 끼쳤다면 봉사의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다는 게 축구인들의 판단이다. 팬들을 위해 땀을 흘리면서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K리그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팬들에게 한다면 올스타전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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