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백동수’ 지창욱(왼쪽)과 ‘스파이 명월’ 한예슬이 기대에 못 미치는 연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사진제공|SBS·KBS
‘스파이 명월’ 줏대없는 명월 반감 키워
‘명월이도 없고, 동수도 없고…’
많은 기대를 모으며 시작한 SBS 드라마 ‘무사 백동수’와 KBS 2TV ‘스파이 명월’. 같은 월화드라마로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두 드라마에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드라마 제목에 등장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인공이 방송 중반을 넘긴 지금까지도 캐릭터가 자리잡히지 않아 시청자들이 답답해 한다는 것.
우선 ‘무사 백동수’는 극을 이끌어야 할 백동수가 드라마의 전체 분위기에 비해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다. 백동수(자창욱)는 조선시대 실존 인물인 정조대왕의 호위 무관으로 무예도보통지를 만든 최고의 무인이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에서는 경쟁자인 여운(유승호)과 비교해 부족한 무술실력과 무인답지 않은 ‘허당’ 캐릭터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시청자들은 방송 후 해당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조선제일검 백동수가 오버스럽고 ‘허당’ 캐릭터로 전락했다” “무술 실력이 언제쯤 나아질까. 진중하고 몰입도 강한 남자를 제대로 그려 달라” “오히려 아역의 실력이 더 출중하다”라는 글이 올렸다.
‘무사 백동수’는 한 때 시청률이 18%까지 오르며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최근 15%까지 하락하며 경쟁작인 MBC ‘계백’의 추격을 받고 있다.
‘스파이 명월’의 주인공 한명월(한예슬)은 백동수보다 더 심각하다. 한류스타 강우(문정혁)를 북으로 데려가야 하는 지령을 받고 남한으로 내려온 한명월은 거의 매회 캐릭터 성격이 바뀐다. 한류스타를 따라다니는 열혈 팬에서, 터프한 보디가드로, 최근에는 “한류스타가 되겠다”며 연기자 데뷔까지 한다.
상대역인 강우와의 극적인 로맨스를 위해 다양한 설정을 기획했다지만 뚜렷한 개연성없이 너무 급변하는 설정이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그동안 한예슬과 문정혁이 벌인 키스 신, 인기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의 출연진의 깜짝 등장 등으로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주인공의 캐릭터가 오락가락하다 보니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도 “개연성 부족의 한계” “중반을 넘었는데도 언제까지 참고 봐야하나” “매회 다른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 같다”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정연 기자 (트위터 @mangoostar)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