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 다운
“아 글쎄, 거기서 넘어질 줄 누가 알았겠어. 아마 무당도 몰랐을 거야.”
이틀이 지났건만, 그 여운은 계속되고 있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25일 대전 롯데전에 앞서 이틀전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9회말 동점이 될 상황이 대주자 김준호의 황당주루사로 날아간 것을 떠올리며 “여유있게 세이프 될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면서 “경기가 끝난 뒤 뒤돌아서서 들어가는데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더라”고 했다.
9회말 가르시아의 대주자로 1루에 선 김준호는 후속 이대수의 2루타 때 홈플레이트 불과 몇 미터 앞에서 발이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뒤늦게 다시 일어나 달렸지만 홈에서 아웃됐고, 게임은 그대로 끝났다. 한 감독은 “올해 최고 히트작 아니냐. TV 진기명기에 계속 나올 장면”이라고 혀를 차다가 “그래도 (김)준호가 상처받을까봐 최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점도 날리고 동점 기회도 날아간 뒤 당시 허탈한 웃음을 지었던 이대수도 “드문 상황이긴 하지만 잘 해보려고 하다가 생긴 일 아니냐”면서 “이적해 와서 새 팀에서 잘 해보려다 일이 꼬였을 뿐이다. 준호한테도 괜찮다고, 다음에 잘 하면 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대전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