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류중일 감독삼성 류중일 감독은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고 남은 경기에서 다른 팀을 봐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그 말대로 29일 문학 SK전에서 고의4구만 세 개를 지시하는 등 총력전으로 맞섰다.
2위 밀어주기 오해 살까 부담”
남은 경기도 정면돌파 선언
뜸들이지 않고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은 삼성 류중일 감독(사진)의 표정에선 요즘 여유가 묻어난다. 29일 문학 SK전을 앞두고는 “감독 되고 나서 어제 경기(28일 잠실 두산전)가 제일 편했다. 사인 낼 필요도 없으니”라며 껄껄 웃었다. 2위 싸움에 사활을 건 롯데 양승호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대행의 입장에선 부럽기 그지없는 소리다.
그러나 잠시 후 류 감독은 난처한 듯한 인상을 지었다. 그는 “솔직히 우리도 부담스럽다. 한국시리즈에 대비해 이래저래 선수를 기용해볼 수도 있는데, 자칫 롯데나 SK에게 원망을 들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롯데와 SK가 2위를 놓고 살얼음 승부를 펼치고 있는 마당에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SK와 4게임을 치르기 때문이다. 롯데든, SK든 ‘특정팀을 밀어준다’는 오해를 살까 염려한 것이다.
류 감독이 느끼는 곤혹스러움이 얼마나 큰 지는 곧 이어진 그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류 감독은 “1984년 그 게임(삼성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부담스러운 OB를 피하기 위해 롯데에 고의로 패한 경기)을 나도 봤다. (대)학생 때인데 (삼성이) 롯데한테 6점인가, 7점인가 앞서더니 그냥 졌다. ‘이건 너무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것 때문에 우리(삼성)가 한동안 우승을 못했다. 내가 그걸 느꼈기 때문에 남은 게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류 감독은 “오승환도 세이브 상황이 되면 등판시킨다. 투수코치들의 보고가 있겠지만 본인이 괜찮다(어깨에 무리가 없다)고 하면 오늘도 (마운드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학|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