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믿는구석은 ‘17억짜리 두 어깨’
양현종 등 선발 부진에 불펜 곽정철 시즌아웃
한·김 잔여경기 투입…컨디션 올리기에 중점
조감독 “두 선수 가을잔치서 핵심 역할 할 것”
한기주와 김진우. 한 때 ‘제2의 선동열’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두 선수의 입단계약금을 합하면 무려 17억원에 이른다. 한기주가 2006년 입단하면서 받은 10억원은 아직 깨지지 않은 역대 신인최고 계약금이다. 한기주, 김진우는 한 때 팀의 에이스, 그리고 국가대표였지만 각각 수술과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올시즌에도 1군보다 2군에 더 오랜 시간 머물렀다. KIA는 2위 싸움에서 발을 빼고 준플레이오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의 핵심 키플레이어로 ‘17억팔’ 한기주, 김진우를 지목하고 있다.
● 가을야구를 앞두고 흔들린 최강 마운드
부상은 올시즌 내내 KIA를 괴롭혔다. 준플레이오프가 코앞이지만 여전히 3·4번 이범호와 최희섭은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30일 일본에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이범호는 포스트시즌에서 3루 수비가 가능한 수준으로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희섭도 이르면 4∼6일 SK전을 통해 복귀할 전망이다. 그러나 투수진은 아직 흔들림이 멈추지 않았다. 선발의 중요한 한 축이었던 양현종은 여전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트레비스도 최근 부진하다. 에이스 윤석민, 베테랑 서재응, 큰 경기에서 강한 로페즈가 있지만 선발 불펜 모두 약점이 있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기주, 김진우 카드를 잔여경기 동안 집중적으로 시험할 계획이다.
● 한기주 29일, 10월 4일 연속 선발등판
29일 조범현 감독은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한기주는 올해 경기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스스로 많이 느낄 수 있도록 잔여 4경기 중 2차례 선발로 올리기로 했다. 아직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역할(선발 혹은 마무리)을 맡겨야 할지 결정하지는 않았다. 중요한 것은 두 차례 선발에서 경기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포스트시즌에서 자신 있게 공을 던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 마무리가 없는 KIA는 포스트시즌에서 3∼4이닝 이상을 책임져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선발형 구원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기주는 캠프와 2군에서 선발로 던질 수 있도록 훈련을 해왔다.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혹은 긴 이닝을 책임지는 구원투수 역할을 해낸다면 KIA에게는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 빠른공 위력적인 변화구를 던지는 구원투수
조 감독은 29일 김진우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곽정철이 수술을 받으면서 KIA 불펜에는 빠른 공을 던지는 수준급 우완 투수가 부족해졌다. 상무에서 전역한 임준혁을 곧장 1군에 올려 시험한 것도 포스트시즌에서 곽정철의 대안을 찾기 위해서였다. 김진우는 140km대 중반의 묵직한 직구와 수준급 커브를 갖고 있다. 불안했던 직구 제구가 잡히면 삼진 능력이 있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 조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김진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잔여 경기 동안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진우가 가능성을 보인다면 좌완 심동섭과 함께 포스트시즌 핵심 불펜이 될 수 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