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5억엔+α …일본발 통큰베팅 스타트

입력 2011-11-1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스포츠동아DB

■ NPB, 이대호 신분조회 요청

어떤 구단?
적극적 영입의사 오릭스 가능성 높아
KBO “연락 왔지만 구단 밝힐 수 없다”

몸값 얼마?
측근 “2년간 5억엔보다 높은 액수 제시”

롯데 반응은?
이대호와 만나지도 않았는데…“불쾌해”

일본야구기구(NPB)가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롯데 이대호(29)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이로써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그의 해외 진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과정이 지극히 이례적이다. 대개 선수 영입에 뜻이 있어도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동안에는 신분조회 요청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지바롯데도 2009년 김태균과 계약할 때 한화와 우선협상기간이 끝나는 마지막 날 신분조회를 요청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떤’ 구단이 이대호가 롯데와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문을 두드렸다.


● 일본 구단들 초미의 관심

그동안 이대호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은 오릭스, 한신, 라쿠텐 등이다. 특히 오릭스는 2년에 5억엔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언급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영입의사를 밝혀왔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오릭스가 신분조회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가 1루로 갔을 때 T-오카다를 외야로 보내고, 지명타자로 갔을 때 T-오카다에게 1루를 맡기는 활용방안까지 이미 짜놓은 것으로 안다. 교류전은 지명타자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경우의 수를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과 라쿠텐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걸림돌이 있다.

라쿠텐은 프런트와 감독 간의 마찰로 전반적인 선수영입을 잠시 미뤄둔 상태고, 한신은 변수가 있다. “(이대호 영입은) 마음에 없다”고 했지만 3루수(1루수 병행) 아라이 다카히로와 FA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의견차가 생겼다. 이 관계자는 “보통 3루는 작전과 사인을 주고받는 곳이기 때문에 용병을 잘 쓰지 않으려는 특성이 있지만 아라이의 잔류 여부에 따라 이대호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여유, 롯데는 불쾌

정황상 오릭스로 좁혀진다. 오릭스 관계자는 이날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신분조회 요청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우리가 이대호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대호와 가까운 지인도 “오릭스가 굉장히 적극적이다. 베팅액도 알려진 금액보다 훨씬 높은 걸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오릭스 입장에서 이대호는 박찬호와 이승엽이 떠난 상황에서 팀의 전력 측면에서, 또 마케팅 측면에서 군침을 흘릴 만한 카드. 물론 그렇다고 신분조회를 요청한 구단이 오릭스라고 못 박을 수는 없다. “형식적인 절차지만 일본 구단에서 NPB를 통해 이대호의 신분조회를 요청했기 때문에 KBO로 연락이 온 것은 맞다”는 KBO 정금조 운영팀장의 설명처럼, 일단 관심을 보인 구단이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대호는 웃으며 “어느 구단이냐”고 반문하는 여유를 보였고, “반드시 잡겠다”고 공언한 롯데 배재후 단장은 “아직 이대호와 만나지도 않았는데 (신분조회요청이 들어와)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