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부산 선수들이 경기 도중 몸싸움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킥오프를 앞두고 양 팀 사령탑들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전날(19일) 서울과 울산의 대결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정규리그 3위 서울이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오히려 울산이 준PO 티켓을 거머쥐었다. 수원과 부산 선수단은 모두 TV로 서울-울산전을 지켜봤다.
벤치의 선택은 달랐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숙소에서, 부산 안익수 감독은 직접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준PO 가상 상대를 분석했다. 단판 승부를 치르는 홈 팀과 원정 팀의 입장이 뚜렷한 가운데 사전 준비를 하는데 서울-울산전은 유용한 자료였다.
그렇다면 두 감독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었던 윤 감독은 ‘재발’ 방지에 초점을 뒀다. 홈 어드밴티지라는 부분을 결코 무시할 수 없었으나 상대적인 약자가 홈 팀을 잡는 상황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더욱이 올 시즌 수원은 부산에 절대적인 열세를 보여왔다.
“부산이 울산처럼 수비를 탄탄히 한 뒤 역습을 노릴 것으로 생각했다. 카운트 어택을 최소화하자고 주지시켰다.”
이에 반해 부산은 동기부여에 포커스를 맞췄다. 안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우리가 울산보다 높은 5위로 마쳤다. 서울과 울산 모두 좋은 스쿼드에 투자도 많이 해서 전력은 큰 차이가 없다. 우리와 수원의 경기와는 좀 차이가 있다. 다만 수원 원정을 잘 넘기면 준PO를 부산에서 치를 수 있다. 이 점이 젊은 선수들의 의욕을 고취시켰다”고 말했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교훈을 얻었던 양 팀이었지만 역시 수원이 좀 더 긴장했었던 것 같다. 상대의 한 방을 너무 의식해서였을까. 수원은 전반 막판 첫 골을 뽑은 뒤 후반 중반까지 수비에 너무 치중하다 홈 서포터스로부터 “공격해라! 수원!” 외침까지 들었으니 말이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