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균이 부산과 6강 PO에서 K리그의 오랜 부진을 떨쳐내는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윤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징계(6경기 출전 정지)를 받아 출전하지 못하는 스테보를 대신해 하태균(24)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하태균 카드는 성공이었다. 하태균은 전반 추가 시간에 헤딩 결승골을 넣어 수원의 준PO 진출을 책임졌다. 염기훈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 한 볼을 하태균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헤딩으로 마무리해 부산의 골문을 열었다.
수원은 1-0으로 승리해 울산과 23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준PO를 치른다.
하태균이 이날 기록한 골은 시즌 4호였고, 올해 넣은 10번째 골이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만 6골을 넣어 득점랭킹 2위를 차지한 그는 2007년 수원에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전체 시즌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하게 됐다.
하태균은 ‘유리 몸’이라고 불릴 정도로 부상에 시달리는 시간이 길었다. 2008년부터 잦은 부상으로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던 그는 이번 시즌에도 초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치다 종아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시즌 중반 팀으로 복귀했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여름 이적시장에서 스테보가 팀에 합류한 이후에는 주전자리를 내주고 조커로 물러났다.
절치부심했던 하태균에게 기회가 왔다. 스테보가 AFC로부터 징계를 받는 바람에 그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왔다. 그는 중요한 경기에서 골까지 넣으며 윤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고, 오랜만에 이름값을 했다.
하태균은 “단판으로 벌어지는 토너먼트에서는 정신력이 앞서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정신 무장에 신경썼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프리킥 상황에서 (염)기훈이 형과 눈이 마주쳤다. 나에게 올 것 같았다. 기훈이 형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골을 넣은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골에 대한 책임감이나 부담감은 가지고 있었지만 스테보 이외에도 그 동안 잘 했던 선수들이 있어 열심히 한다면 날 도와줄 수 있다고 믿었다”며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경기에 나가서 기회가 왔을 때 골을 꼭 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수비수들과 여러 차례 부딪히며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던 하태균은 “부상을 입지 않기 위해 조심하겠지만 피하려면 더 다친다. 오히려 더 강하게 플레이해야 부상을 당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울산이 수비가 강하지만 정신적으로 앞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준PO전 각오를 밝혔다.
수원|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