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스포츠동아DB
3. 유소연(21·한화)에게 2011년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해가 됐다. 7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서희경과 연장 승부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인으로는 5번째 US여자오픈의 주인공이 됐다. 게다가 US오픈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선수들끼리 맞붙었던 연장승부는 오래 기억될 명승부였다. 이 한번의 우승으로 유소연은 특급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탄탄대로를 걷던 유소연이 9월 생각지 못한 암초에 걸렸다. KLPGA 투어 최고 상금이 걸린 한화클래식 마지막 3라운드에서의 일이다.
최나연과 우승을 다투던 유소연이 13번홀(파3)에서 애매한 행동을 했다. 티샷한 공이 워터해저드 구역 안으로 떨어졌는데, 유소연이 공 주변의 풀을 뜯어내는 장면이 방송 화면에 잡혔다. 당연히 최나연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경기위원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넘어갔다. 하지만 시청자 제보가 이어졌다. 경기위원은 뒤늦게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고 2홀이 지나서 유소연의 플레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벌타를 줬다.
문제는 첫 판정 때 유소연의 해명과 달리 비디오 판독 결과 엄격히 룰을 위반한 장면이 목격됐다. 이 때문에 고의성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쉽게 수그러들지 않던 문제를 최나연이 해결했다. 우승컵을 들고 기자회견을 시작한 최나연은 “유소연 선수가 그 정도 룰도 몰랐을 리 없다. 누구나 그런 실수는 할 수 있다”며 후배를 두둔했다. 최나연의 한 마디에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조용해질 찰라 유소연이 또 한번 사고(?)를 쳤다. 10월 중순 하이트컵 챔피언십 3라운드 경기 중 유소연이 다시 룰을 위반했다. 또 다시 그의 플레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KLPGA 투어 게시판에는 그의 플레이를 질책하는 글이 계속해 올라왔고, 과거 있었던 사건까지도 다시 끄집어내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았던 소동은 이번에도 최나연에 의해 덮어졌다. 다음날 최나연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미 LPGA 투어 사임다비 대회에서 한국 및 한국계 선수의 LPGA 투어 100승 소식을 전하면서 유소연의 두 번째 소동은 그대로 묻혔다. 두 번 모두 최나연이 아니었더라면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