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안현수, 국제 대회 복귀 무산?

입력 2012-01-10 0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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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의 안현수. 동아일보DB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의 안현수. 동아일보DB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8·빅토르 안)의 국제대회 복귀가 무산될 것인가?

안현수는 지난달 26~27일(이하 현지 시간) 쇼트트랙 러시안 챔피언십 500m에서 14위, 1000m에서 11위, 1500m에서 9위를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이 대회는 오는 1월 27~29일 체코에서 열리는 유럽선수권과 2월 3~5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세계선수권) 출전권이 걸린 일종의 국가대표 선발전이다. 안현수는 원칙상 러시아 대표로 뽑힐 수 없게 된 셈.

하지만 안현수 측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러시안 챔피언십이 국가대표 선발전인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러시아와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확정된 게 아니라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안현수 본인이 원하면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선발전에서 부진했던 것은 귀화 과정에서 입은 마음의 상처가 워낙 컸던 데다, 그간 스케이트에 문제가 있었다. 안현수의 가능성은 지난해 4월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미 보여주지 않았나”라며 “일단 계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슬슬 안현수 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쇼트트랙 코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케이트 정비 기술’이다. 날의 각도를 살짝 바꾸기도 하고, 날이 선 정도를 조절하는가 하면 구두도 구석구석 선수에 맞춰줘야 한다. 선수마다 본인이 편안해하는 각도와 날이 선 정도 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 정비하는 방법 역시 코치들마다 기구를 사용하거나 예민한 손끝 감각을 활용하는 등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

러시아 측이 2008년 이후 안현수를 지도해온 ‘은사’ 황익환 전 성남시청 감독을 초빙한 것도 이 같은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러시아 현지에 도착한 황 전 감독은 러시아 대표팀에서 안현수의 전담 코치로 일하게 된다.

한 빙상계 관계자는 “쇼트트랙의 전성기는 빠르면 고등학생 때부터 25~26세 정도”라며 “서른까지 국가대표로 나온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라고 평했다. 그는 “리지아준(중국)이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1세의 나이로 동메달을 땄을 때 모두가 놀랐다”며 “안현수가 설령 러시아 대표로 나온다 해도 소치올림픽 메달권에 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도 “‘천하의 안현수’가 러시아에서 10위권을 하겠느냐”며 “몸이나 장비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 선수가 골프채를 바꾸고 성적이 하락하는 경우도 많은데, 스케이트 선수에게 스케이트는 그보다 훨씬 중요하다”라는 설명. 안현수는 지난해 4월 목동에서 열린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안현수는 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 지 1년이 넘었기 때문에 1월 유럽선수권에 러시아 국가대표로 출전하는데 규정상 문제는 없다. 안현수가 몸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한국 선수들과 겨루며 다시 정상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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