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신선호 “라면집은 잠깐 외도, 지도자로 돌아올 것”

입력 2012-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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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신선호가 1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현역 은퇴식을 가진 가운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대전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프랜차이즈 가게 오픈 서비스맨 변신
틈틈이 경기 챙겨보며 코치 데뷔 준비
“기회만 오면 당장이라도 코트로 복귀”
“라면 사업은 잠깐 외도일 뿐입니다. 배구 코트로 돌아와야죠.”

국가대표 센터에서 라면집 사장으로 변신한 신선호(34)가 단호하게 말했다.

신선호는 15일 친정 팀 삼성화재와 KEPCO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오랜 만에 대전 충무체육관을 찾았다. 2세트 후 신선호와 손재홍(현 IBK기업은행 코치), 박재한 등 삼성화재 출신 6명의 은퇴식이 열렸다. 신선호는 감회가 새로운 듯 했다. 그는 “선수로 뛸 때 김세진, 신진식, 김상우 형의 은퇴식을 봤다. 막상 이 자리에 서니 얼떨떨하고 옛 생각이 많이 난다”고 웃음 지었다.


○은퇴 후 라면 가게 오픈


신선호처럼 파란만장한 선수생활을 한 이가 또 있을까.

신선호는 195cm의 촉망받던 장신 세터였다. 문일고 졸업 당시 한양대행을 원하는 학교와 경희대 진학을 원하는 부모 사이에 휘말며 1년을 무적 선수로 쉬었다. 이듬해 성균관대에 입학했지만 2학년을 마치고 삼성화재에 입단할 때 또 스카우트 파동으로 곤욕을 치렀다.

신선호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권유로 세터에서 센터로 변신했다. 그의 배구인생에 꽃을 피운 시기였다. 국가대표 대들보 센터가 됐고, 삼성화재 전성기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신선호는 양쪽 무릎 수술을 무려 4번이나 했다. 경기 없는 날은 앉았다가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였다. 결국 작년 3월 경 신치용 감독과 상의 끝에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은퇴 후 남대문에 프랜차이즈 라면 가게를 차렸다. 이유가 흥미롭다. 신선호는 “프로선수로 뛰며 팬들에게 늘 사랑만 받았다. 내가 직접 서비스를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직접 요리도 하고 손님도 맞이했다. 오픈 3개월 만에 입소문이 퍼져 단골도 많아졌다. 그는 “사회생활이란 게 무엇인지도 알고 가게를 하며 많은 걸 느꼈다”고 했다.

신선호의 진짜 꿈은 배구 지도자다. 늘 코트를 그리고 있다. 틈틈이 후배들 경기를 챙겨보고 지도자 과정을 알아보는 등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내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전수해 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기회만 되면 지금 당장이라도 배구로 돌아오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신치용 감독은 “신선호는 세터와 센터 등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고, 본인도 큰 의지를 갖고 있다.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격려했다.

대전|윤태석 기자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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